인터넷 상거래가 떠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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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요즘 IT분야에서 좋은 소식을 듣기란 쉽지 않다. 일부 빛을 본 비디오게임 산업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IT 뉴스는 회계 부정, 해고 소식, 기대 이하의 수익 등 종말의 징조만 계속 들려준다.

그러나 좌절하지 말자. 이번에 정부에서 나온 보고서는 IT라는 오지의 세계에서 모두가 실종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 조사는 지금까지 부정적인 보도와 암울한 전망을 견뎌온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바로 온라인 소매 분야다.

8월 22일 미국 통계청은 온라인 소매 분야 2002년 2분기 실적이 2001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상당히 왕성한 성장세다. 다른 조사 결과까지 고려해 보자. 이번 24% 증가는 지난 해 1분기 대비 올해 같은 기간 성장률인 20%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이 기간에 1백2억 달러 상당의 제품이 판매돼 통계청이 1999년 4분기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후 2번째로 높은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온라인 소매가 24% 증가하는 동안 총소매는 겨우 2.5% 증가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온라인 여행, 재무, 티켓 구매 등의 매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 온라인 소매 기업들이 성장하면 어떻게 되는지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서투른 성숙기를 거쳐 온라인 소매 기업들은 이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마침내 이해하기 시작한 굳은 의지의 19세 청년처럼 보인다.

주피터 미디어 메트릭스의 분석가 켄 케이서는 "2분기 성장의 배경이 되는 최대의 요소는 아마존닷컴(Amazon.com), 반즈 앤 노블(Barnes & Noble) 등의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는 공격적인 배송 판촉 전략의 실시"라고 말했다. 이 기업들은 각각 무료 배송 서비스(아마존은 주문 가격 합계를, 반즈 앤 노블은 품목 수를 기준으로 한다)를 제공했다. 여기에 바이닷컴(Buy.com)이 끼어들어 거의 모든 주문에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의류 산업도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랜즈 엔드(Land's End), L.L. 빈(L.L. Bean), J. 크루(J. Crew) 등의 주요 의류 카탈로그 소매 기업들의 온라인 부서가 창출하는 탄탄한 매출에 힘입은 바 크다. 심지어 합동 공세를 받고 있는 갭(Gap)도 좋은 실적을 보였다. J. 크루는 최근 전화보다 웹사이트를 통해서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변화는 2월부터 시작됐다. 케이서는 이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닷컴의 무료 배송 서비스는 다른 기업들도 이를 어쩔 수 없이 따라하게 만들었지만 아마존의 전략은 현명했다. 아마존은 자체 시장 조사를 통해 큰 물량의 주문에만 배송료를 깎아주는 방법으로 회사의 수익 마진을 크게 희생시키지 않고 고객들이 더 많은 구매를 하도록 만드는 가격점(49달러)을 만들었다. 이는 비상한 전략이 아니다. 단지 심사숙고한 사업 전략을 실천한 것뿐이다. 아마존 같은 기업들의 주가가 곧 1999년 시절의 고점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달 아마존 주가가 21% 상승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떨까? 많은 사람들은 더블딥 불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3분기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온라인 소매 부문은 지금 같은 성장세가 차츰 주춤할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강세를 보이는 4분기 실적은 아주 좋을 것이다. 주피터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연휴 구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케이서는 "계절적 유행은 온라인으로 인해 더 확대된다"고 말했다. 모두에게 행복한 연휴인 것이다.

SAN FRANCISCO (CNN/Money)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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