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사진) 의원은 28일 민주당 친노 진영과 새누리당 친박 진영을 가리켜 “중간층이나 반대층은 설득하지 않고, 소수 열성 지지자 그룹 내지 자기 지지기반만 바라보면서 정치를 양극화시키고 있다”며 “한국 정치의 제일 큰 문제는 정치를 선과 악의 대결로 생각하고, 상대방은 처단해야 할 악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지난해 11월 23일 대선 예비후보 사퇴 이후 8개월 만에 첫 언론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최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회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 의결로 대통령기록물 열람안을 통과시킨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정치권의 양대 진영을 비판했다.
안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하는 시점에 노무현 대통령이 무슨 (NLL 포기) 발언을 했느냐 안 했느냐, 그리고 사초(史草) 분실 논란까지 막 겹쳤다”며 “국회는 국가 망신, 우리나라 외교에 장기적으로도 치명적 손해인 결정을 아예 동조해서 전체투표로 통과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도 했다. 그러곤 “정말 정치가 해선 안 될 일을 이렇게까지 진전시키는 걸 보고, 국민들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을 왜 갖게 되는지 (알 것 같고), 작년 대선 때 보여준 (정치권의) 그 문제점을 송두리째 보여줬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신당 문제와 관련, 안 의원은 “영남이면 영남, 호남이면 호남이 모두 일당 독재체제”라면서 “한 정당이 장기집권하는 기득권 과보호 구조가 깨져서 건강한 경쟁 관계가 되는 데 미력하나마 공헌하길 소망한다”고 ‘제3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정해진 정치 일정들(10월 재·보선,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에 대해선 그 상황에 맞게 적극 대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사람을 열심히 만나고 있는데 이제 기회가 되면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제3세력화에 상당히 진도가 나가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안 의원은 “그렇다고 당장 당을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당이) 개인 ‘안철수 당’이 되면 그건 성공할 수 없다는 건 한국 정치사가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뜻 맞는 분들과 의논해서 공동으로 (창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마음이 급하진 않다”고 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10월 재·보선엔 독자 후보를 무소속으로 배출하면서 세력화를 추진하되 신당 창당에 대한 결정은 상황에 따라 내년 6월 지방선거는 건너뛰고 2016년 20대 총선까지 유보할 수 있음을 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민석·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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