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머리, 대선 땐 올리고 보선 땐 내리고 "헤어스타일 큰 의미…잘 캐치 못하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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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9일 안철수 의원은 대선 출마선언을 하며 헤어 스타일을 바꿨다. 앞머리를 내리고 다니던 안 의원은 이마를 드러냈다(왼쪽 사진). 올 3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며 안 의원은 다시 원래대로 앞머리를 내렸다(오른쪽). 안 의원은 “중요한 의미가 담겼는데 다들 그 부분을 캐치하지 못하더라”라고 했다.

 -스타일 변화에 뜻이 있나.

 “미국 체류 중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 배우의 강의를 들었는데 그는 영화를 찍을 땐 본래 성격과 다른 캐릭터를 선호하지만 드라마에선 자기와 비슷한 배역을 선택한다고 했다. 영화 촬영은 길어야 6개월이니 전혀 다른 삶을 연기해도 되나, 미국의 TV 드라마는 인기가 있으면 10년도 가는데 그 오랜 시간을 연기하면 원래 모습과 드라마 속 배역이 충돌해 시청자도 알아채 인기까지 추락한다는 설명이었다.”

 -대선 땐 자기 모습이 아니었나.

 “대선 출마는 100% 자의적 선택이 아니었다. 많은 분이 원했고, 부름을 받아 그 자리에 섰다. 하지만 이제 정치를 할 거면 원래 내 성격, 내 단점과 장점 그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전 헤어 스타일을 버리고 원래대로 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많은 분이 ‘5년 후 대선을 감안해 진흙탕에 너무 빨리 몸을 담그면 안 된다’며 4월 재·보선 출마를 만류했지만 저는 먼저 나와서 (진흙탕에) 뒹굴면서 그릇이 되는지를 스스로도 검증하고 국민께 알리는 게 정정당당하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검증을 거쳐) ‘깜’이 안 되면 깜에 맞는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안 의원은 이어 “학창 시절부터 단거리는 평범했지만 장거리는 잘 뛰었다”며 “정치도 단기적 이해타산에 집착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으로 치면 지금 얼마나 뛰었느냐”는 물음엔 “이제 막 출발한 거죠?”라고 반문했다.

 같이 정치를 하고 싶은 정치인을 한 명만 꼽아달라는 질문엔 “당연히 넬슨 만델라”라고 답했다.

 “수십 년 동안 박해와 핍박을 받았는데, 포용한 것 자체만으로 거의 성인 대열이고, 현실에 땅을 딛고 정치하면서 실제로도 결과를 이끌어낸 분”이라고 평가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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