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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길 막혀 삼고 겪는 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민당은 돈과 국회대책, 당 개편의 삼고를 겪고 있다. 당 살림은 2천만원의 빚을 진데다 당 간부와 소속의원의 현금에 의존해온 경상비도 제대로 거두어지지 않아 사무당원의 봉급은 물론 연료 값까지 떨어져 당사는 찬바람이 불고 고흥문 사무총장도 손을 들고 말았다.
국회대책도 『이대로 있을 바에야 차라리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등원 투쟁론이 다소 우세하지만 등원을 결정하면 강경파 이탈도 예상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형편.
당 개편문제에서는 당수마저 경합이 예상되고 초점은 종전처럼 수가 많은 당직이 아니라 후보와 당수여서 각파간에 서로 안배한다는 것을 전제로 성립되던 연합이나 제휴조차 어렵게 도어 사전 협의도 『잘해보다』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살림규모를 줄이고 있다.
공화당은 기구축소에 이어 전화요금·사무용품도 대폭 삭감하는 긴축운영을 시작했는데 전화의 경우 직통전화는 대부분 철거하거나 수신만 하고 발신은 못하도록 해놨고 『전화 값 자담』을 약속한 몇곳만 직통전화가 제구실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무지원들은 『전화도 제대로 쓸 수 없어서야…』하고 불평이 대단한데 당 간부는 『경상비를 반으로 줄이자니 어절 수 없다』고.
한편 정부도 지금까지 산하업체에서 빌어 써온 자동차도 돌려주고 어떤 명목으로든지 일체 보조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각 부처와 국영기업체 고위층의 방에서 끓여내던 「코피」와 홍차는 모두 보리차로 대체.
민유동 총무처차관은 『총무처직원은 전원 점심도 구내식당에서만 들기로 했다』면서 『우리가 솔선수범해야 우리가 만드는 기강 확립 안이 실효를 거두지 않겠느냐』고.
신민당은 창령 보궐선거에서 성낙현씨가 당선됐다는 것보다는 선거전에 공무원 지원이 있었다 해서 더욱 우울한 얼굴들.
8일 국회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열린 원내대책위에서 김형일·송원영 의원 등은 『창령 보궐선거는 제1야당도 참가하지 아니한 군소 정당과의 대결이었는데도 공화당이 공무원을 동원하고 막대한 자금도 뿌려 국민투표 수법을 되풀이했다니 71년 선거도 더 했으면 더했지 나아질 전망이 없다』고.
김상현·김수한 부총무도 『창령에서 성낙현씨가 당선된 것은 아무 뉴스가 아니지만 공화당이 추호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 뉴스』라면서 『야당이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금력과 관권선거를 어떻게든지 추방해야할 것』이라고 주장. 결국 선거제도개혁 등 선행조건을 계속 관철키로 낙착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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