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럽」70년대와 EEC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구주공동시장 (EEC) 의 정상회담이 오늘「헤이그」에서 열린다.
구주의 경제통합을 이루고 연후에 정치적통합을 추진한다는 이상을 가지고 57년에 발족한 EEC는 그동안 착실히 성장해왔으며, 이제「로마」조약에서 설정한 경제적통합의 시한을 맞이하게 되었다.
정치적통합의 과도기로 설정된 경제적통합 과정은 69년말로 한정되어있는 것이며, 이러한 시한을 맞이하여 EEC는 과도기문제를 정리하고 70년대의 정치적통합시기를 맞이해야 하는것이다.
EEC는 이러한 전환기를 맞이하여 정상회담을 갖게 되는것이며, 정상회담의 결과여하에 따라서 EEC는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될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과거 12년간의 EEC는 「드골」-「아데나워」 체제하에 성장 발전해 왔으나 이러한 정치적기반이「드골」의 퇴진과「브란트」사민당정권의 출현으로 변질되고 있다. 그외에 미국의 대구주정책이 수정될 가능성과 동·서양진영을 포함하는「유럽」안보회의문제등 EEC로서 처리해야할 정치적 과제를 앉고있으므로 EEC정상회담의 성격은 단순한 경제문제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고 있는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이러한 정치적조건하에서 열리는 EEC정상회담은 우선 경제적통합의 완성을 위한 당면과제의 해결과 영국의 EEC가입문제를 토의하게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EEC는 그동안공동관세제도등 당초 「스케줄」 보다 빨리 완성한 분야도 있지만, 아직도 미해결로 남겨놓은 과제 또한 많이 안고 있다. 항구적인 농업재정규칙의 완성·금융협력·공동무역정책·구주회사법·구주원자력공동체의 개선을 위한「에너지」정책·사회정책 문제등 해결해야할 과제중에서도 가장 난제가 되어있는 것은 공동농업정책의 추진을 위한 산업재정규칙의 제정이라 할것이다.
공동농업정책의 추진은 농산물의 처리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저렴한「프랑스」농산물의 처리를 위해 EEC는 각국의 분담금과 공산품에 대한 관세수입으로 공동재원을 만들 구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프랑」화의 평가절하와「마르크」화의 평가절상으로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우기 공동재원으로 마련될 기금은 주로「프랑스」에 흘러 들어간다는 뜻에서 여타 5개국은 이에 대해서 한도설정과「프랑스」의 농산물잉여를 규제해야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영국의 EEC가입문제는「브란트」사민당정권이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으나「프랑스」는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또 영국자신도 EEC의 공동농업정책을 무조건 받아들여 국제수지협력을 가중시키면서까지 가입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각국간의 이해관계때문에 일부에서는 영국의 가입과 공동농업정책을 위한 항구적 농업재정규칙의 제정을 한데 묶어 해결하자는 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난제들이 한꺼번에 해결될수는 없을것이다.
그러나 EEC가 그동안 성장해온것은 많은 이해관계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문제를 해결시키면서 업적을 쌓아올린 결과인 것이므로 EEC가 당면한 주요문제도 서서히 해결되어 갈것만은 틀림없을 것이다.
매사를 서두르지 않고 착실히 전진하는 EEC의 이번 정상회담은 「유럽」의 70년대를 결정하는 중요회담인만큼 그 결과를 주목해야 할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