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타임즈가 본 헬싱키 회담 앞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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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소의 핵확금조약비준, 「닉슨」의 화생무기파괴선언, 그리고 소련의 화생무기협정체결요구 등으로 두 나라는 군축을 향해 급속히 접근하고 있다. 이제 세계의 눈은 「헬싱키」회담에 집중돼 있는데 「런던·타임즈」는 이 협상을 다음과 같이 논평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헬싱키」에서 열리고 있는 전략무기제한회담(SALT)은 난관이 예상된다. 그것은 소련이 과연 이 회담에 어떤 전략을 갖고 임할 것인지를 미국이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담의 문제는 두 가지 점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정치적인 것이고 둘째는 기술적인 것이다 첫째 문제에서 두 나라는 앞으로 유도탄과 대유도탄계획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야 하고 어떤 규모의 「미사일」계호기을 밀고 나갈 것이냐 하는 공통된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데 문제에 대한 해답은 서로가 상대편을 가늠해야하기 때문에 상대성을 가지고 있다.
또 정치적 문제에서 미-소간의 관계는 비단 두 나라의 관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폭이 보다 넓기 때문에 두 나라가 진지한 태도로 임한다면 회담은 보다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즉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나토」 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소련도 「바르샤바」조약기구 내에서 같은 위치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담에서 두 나라가 정치적으로 어떤 합의점에 도달한다면 정신적으로나마 세계평화를 위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국내 군부세력이나 중공이 이를 비난하고 있어 정치적인 것 외에 기술적인 것을 이 회담에서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이 회담에서는 두 나라가 서로 먼저 핵무기를 쓰지 않겠다고 하는 공동선언을 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존슨」이나 「닉슨」 및 「로저즈」 「맥나마라」 등 미국의 지도자들은 소련이 미국을 핵무기로 급습할 수 없을 것이라 믿어 이런 회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있다.
미국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적을 반격하기 위한 힘을 미국이 잃는데 반해 소련은 강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미국이 이 회담에 신중하게 나서고있는 이유가 있다.<본사독점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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