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독일, 누드 금지 규정 맞서 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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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촬영과 결혼을 금지하는 대회 조항에 도전한 이후 보로벨의 미스 독일 지위는 흔들리고 있다.
누드와 결혼을 금지하는 대회 규정에 도전한 미스 독일의 충격파가 여전히 미인 대회에 파장을 남기고 있다.

베를린에서 치과 기공사로 일한 경력을 가진 24살의 한 미녀는 지난 1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스 독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 유명한 TV쇼의 진행자가 된 후 미스 독일은 당선 당시의 계약을 무효로 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신문 빌트를 인용, 그녀는 "나는 단지 얼마간의 상금을 보고 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내가 우승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트린 보로벨의 변호인은 그녀의 누드 사진 촬영 계획이나 장기간 사귀어온 29살의 전자기술자 남자 친구와의 결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변호인은 대신 미인 대회의 규정은 그녀에게 부도덕한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녀의 변호인 크리스티안 슐츠는 "우리 견해로는 계약이 부분적으로 부도덕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만이 문제의 논점은 아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그는 이전의 미스 독일들과 달리 스타로서 현재 전례 없이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보로벨은 새로운 계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로벨양은 전형적인 미스 독일의 진부한 관행들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녀는 모델이나 TV 진행자로서 전문적으로 일할 수 있을 만큼 개성과 독특한 분위기, 그리고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측은 그녀가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경우 그녀는 미스 독일의 왕관을 내놓아야 하며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미스 월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목요일(현지시간) 밝혔다.

매년 대회를 개최하는 미스 독일 법인의 랄프 클레머 이사는 "그녀와 대회에 참가한 모든 여성들은 당해 년도 동안 누드 촬영과 결혼이 금지된다는 조항을 사전에 명확히 통고 받았으며 이후 계약에 서명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규정이 전 세계 모든 미인 대회에서 적용된다. 그녀가 지금에서야 규정을 거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클레머 이사는 42년의 대회 역사 가운데 이번 사건은 처음 있는 일로 만약 그녀가 미스 독일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차점자가 새 미스 독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로벨의 변호인 슐츠는 만약 대회 조직위측에서 그녀의 자리를 박탈할 경우에도 그녀는 계속 스스로를 미스 독일이라고 부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스 독일의 자리는 그녀가 따낸 것이며 일생 동안 그녀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ERLIN, Germany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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