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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나상과 미궁|아폴로 11·l2는 어디까지 밝혔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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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아폴로」12호의 두 우주비행사는 11호때에 비해 시간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대략 2배의 활동을 했다. 지난 11호 때의 2시간32분간에 걸친 선외활동과 22kg의 암석채집에도 달에 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 동시에 또다시 과학자들이 골머리를 앓아야할 수수께끼도 생겨났다. 이번에는 시간적으로나 내용적으로 2배의 활동을 하니까 새로운 사실도 더 알게될 것이고 또한 새로운 수수께끼도 더 나올지도 모를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인류의 터무니없는 도전 같기도 하다.
약 45억년의 역사를 지닌 한 천체를 2시간32분이나 약 7시간의 과학관측활동을 통해 되도록 그 정체에 접근하려 한다는 것은 욕심도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그리고 7천3백50경 (1경은 1조의 만배) t이나 되는 달에서 겨우 22kg이나 45kg을 떼어다가 그 생김새의 전모를 알겠다는 것도 엄청난 욕심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자료는 무궁무진>
인류가 탄생한 이래 줄곧 달을 봐왔고, 인류가 지성을 갖춘 이후 줄곧 달을 관측해 왔고 인류가 망원경을 발명하면서 줄곧 달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해왔고, 인류가 인공물체를 달 주위에 돌리고 그리고 달에 닿게 하면서 심지어는 달의 흙을 파보게 하는등 정밀한 탐사를 해왔다. 그 결과로 달에 관한 자료는 수십, 수백권의 책으로 만들어도 남을 정도로 크게 축적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달에는 알수 없는 수수께끼가 많았다. 달의 무수한 곰보는 화산활동에 의한 것이냐, 운석에 의한 것이냐, 달 표면을 달리고 있는 가는 줄들은 과연 개울이냐, 달에서는 지금도 화산폭발이 일어나고 있느냐, 달은 지구와 같이 생겼느냐, 뒤에 생겼느냐 등등 궁금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달에 설치하고 온 지진계는 곧 달에도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동시에 달에도 지구와 같은 지각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두께는 20km나 되는 것으로 추측됐다. 지구에 비해서도 얇지 않은 지각이 달에 있는 셈이다.
따라서 달에 있는 무수한「크레이터」는 대부분이 화산폭발활동에 의해 생긴 것으로 생각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20년동안 운석설을 주장해오던 미국의「노벨」화학상수상자「유리」박사가 운석설을 철회하는 사태가 생겼다. 달에서 채집해온 22kg의 암석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새로운 사실들이 나왔다.「티탄」광물이 많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거니와, 결정질의 심성암이 있는 것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유리질 발견도 성과>
그리고 불과 수억년전에 생성됐으리라고 생각되어온「고요의 바다」의 암석에서 지구의 최고 암석(35억년·즉 지구가 생긴지 10억년 뒤에 생긴것) 보다 더 오래된것 (최고약37억년)이 발견됐다는 것도 아주 의외의 사실이다. 그리고 달먼지의 약50%는 유리질이라는 새 사실도 나왔다. 이에 따라 유리질의 달먼지는 왜 생겼느냐 그리고 달은 지구의 형이 아니냐는등 새로운 수수깨끼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어떤 사실이 밝혀질지 어떤 수수께끼를 자아낼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특히「폭풍의 대양」은 연대적으로 오래된 지질로 생각되고 있는데 거기서 지구의 나이 (45억년) 보다 훨씬 더 오래된 암석이 발견되면 태양계 생성설에도 재미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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