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선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얼마전 가까운 친척이 제주도엘 다녀오셔서 예쁜산호 「브로치」를 선물로 주셨다.
반투명의 「베이지」색바탕에 나무색으로 선을넣어만든 나뭇잎모양의 「브로치」는 요즘 계절도 가을이라 까만 「원피스」에 썩 어울리는 「액세서리」였다. 보는사람마다 그옷에 잘어울리는 「브로치」라고 찬사를 아끼지않아 나는 오래 아끼며 애용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친구가 「쇼핑」용 가방을 사겠다고 같이 가자기에 처음으로 그 산호 「브로치」를 달고 나갔다. 이것저것 고르는데 어디서 쨍그랑하는 소리가 났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인조석 「시멘트」바닥에 나뭇잎모양의「브르치」가 두쪽으로 잘라져 있지 않은가. 아깝고 어이없어 주워보았더니 고리가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순간 허전함이 전신을 감돈다.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우리상품은 조그마한 물건에서부터 큰물건에 이르기까지 겉모양은 세계 어느나라 물건 못잖으면서도 그 견고함이란 너무 어이없는 실망을 안겨주기가 일쑤다. 좀더 단단하고 꼼꼼하게 만들어 주었더라면 여행지에서 마음먹고 사오신 그분의 성의에 감사하며 두고두고 애용할수 있을텐데. 하기야 빨리 부서져야 많이 팔수있을테지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