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참사 지역에 자원봉사자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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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비터펠트의 '최전방'으로 모래주머니를 나르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곳을 비터펠트 해변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는 손과 삽들이 최대한 분주하게 움직이며 마을을 구할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있다.

이 곳에는 자비를 들여 찾아와 헐값에 노동력을 제공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원예업을 하고 있는 바바라 루메납은 생업을 중단하고 이 곳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그녀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TV를 보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여기까지 왔다"며 "TV에서 본 이곳의 상황은 매우 참담했다. 우리는 단지 돕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는 이곳에서 6백마일이나 떨어져 있어 차를 타고 6시간이나 이동해야 하는 거리다. 그녀는 현재 남자 친구 마크와 함께 3일째 꼬박 이곳에서 일하고 잇다.

이들만이 아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홍수 피해 지역에 찾아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비터펠트 지역에만 이런 자원 봉사자 수는 5천명에 이른다.

이번 홍수는 비터펠트에서 발생한 것 중 사상 최악의 규모로 이 지역의 약 8분의 1이 물에 잠겼다. 마을 전체 1만6천명 주민들은 모두 대피한 상태다.

자원봉사자들 이외에 군 장병들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물론 이들 신병들은 자신들이 (홍수)최전방에서 20시간 동안 근무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프란쯔라는 이름의 한 장병은 "우리는 지난달에 군에 입대했다. 우리는 이제 막 기초 훈련을 마쳤는데 이건 전혀 새로운 종류의 훈련"이라고 말한다.

이곳 상황은 '최후의 종말'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만약 강 범람을 막고 있는 제방 둑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분명 '비상사태'로 돌입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손에서부터 헬리콥터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해변에서 만든 모래주머니를 계속해서 실어 나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같이 수천 여개의 모래주머니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모래 주머니들은 수요가 높아지면서 순식간에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물자가 되었다. 이 마을에서 홍수 범람을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모래주머니가 전부다.

물론 사람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 홍수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일하면 일할 수록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루메납의 남자친구인 마크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과 재산을 지켜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때면 눈물이 나올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전혀 쓸모 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비터펠트 지역의 대부분은 물에 잠기지 않은 상태다. 자원봉사 시간, 삼베 주머니, 바다 모래 등 평소에는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 때로는 놀랍게도 귀중한 가치를 갖기도 한다.

BITTERFELD, Germany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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