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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의 「좁은 문」을 향한 「러쉬」|4만명의 "지전"|본사서 조사 풀이한 구직에의 가이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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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데모」와 휴교하는 이상 사태 속에서도 올해 취직의 문을 두드리는 학사 또는 예정자 들의 발걸음은 항상 바빠지고 있다. 지난7월16일 낙희 계에서 1백34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함으로써 시작된 대학 졸업 및 예정자들에 대한 채용시험은 9월21일 삼성계를 비롯한 현대·신진·삼양사 등 굵직한 민간업체와 도로공사 등이 공개경쟁 시험을 치름으로써 본격적인 「시즌」에 접어들었다. 올해의 입사시험 「시즌」은 오는 11월2일 13개 금융기관이 일제히 채용시험을 치르는 것을 계기로 「콜라이맥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봄 대학의 문을 나선 학사군은 약 3만 2천명
여기에 대학 졸업장은 이미 손에 쥐었으나 안정된 직장을 얻지 못했거나 전혀 아무런 직업도 갖지 못한 기술업자까지 합치면 취직시험 응시가는 4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졸업과 동시에 거의 직장이 결정돼 경쟁이 낮은 의·약·치·사대졸업생을 제외하면 문리·상경·법·공·농대 출신자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겪어야 한다.

<10개 업체 시험 끝내>
4일 현재 본사가 조사한 대표적인 10개 업체 가운데 이미 시험을 치른 업체가 10개(합격자 발표는 미정인 곳이 많다)이며 올해 안에 채용고시를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업체가 30개, 예정이 없는 업체가 33개, 나머지 7개 업체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태였다.
업체의 성격에 따라 올해 모집할 대학 졸업자와 예정자에 대한 수용능력을 보면 13개 금융기관이 8백명 선, 국영기업체가 3백명선, 일반회사가 1천2백명선, 모두 2천3백명선으로 작년에 본사가 조사 집계한 2전2백명선과 거의 비슷했다.
이 수용능력의 대부분이 상경계와 이공계여서 법문학계 등의 졸업생들은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16년 간의 형설의 공이 덧없이 무너질 상태에 놓여있다.

<매스컴 백대1경쟁>
올 봄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학사군들의 취업률을 참고하면 사대·상대·약대·의대·치대 졸업생들이 1백%의 취업률을 보였고 공대가 92%의 취업률을 보인 반면, 미대·음대·는 80%선, 문리대는 76%였고 법대 졸업생은 단 7%의 취업률이었다.
문과·법과 졸업자들은 아무리 임사시험 공고를 들여다보아도 응시할 자격조차 부여되지 않고있는 곳이 많으며 간혹 있다해도 극소수여서 뚫고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 격이다.
매넌 언론기관의 입사시험이 1백대 안팎의 최고 경쟁률을 보이는 것은 「매스컴」에 대한 인기도보다 응시자격제한이 별로 없는데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의 채용고시 경향의 특징은 공개경쟁시험보다 추천에 의한 면접 채용 시험이 부쩍 늘었다는 것.

<추천제도도 유리>
이같은 경향은 작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올해에는 주택공사·호남비료·낙희계 등에서 추천과 면접만으로 채용했고 한전 등 국영 기업체와 일부 은행에선 부분적으로 이같은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 회사 측은 한순간의 실력보다 재학 시절의 성격, 인간성 등을 「테스트」하는 것이 훨씬 우수한 인재를 사원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방법은 또한 유력회사에 우수한 인재를 빼앗긴 군소 회사의 채용 방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스카우트전도 등장>
추전과 면접에 의한 채용 방법과 함께 우수한 졸업 예정자를 자기 회사에 뽑아가려는 「스카우트」전까지 취직전선에서 등장하고 있다..
모 국영기업체의 경우 서울 공대에서 우수한 졸업예정자들을 미리 뽑아 2학기 등록금을 내주고 매달 1만원씩의 봉급까지 주는 등 운동선수 「스카우트」전과 유사한 양상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예는 극히 드문 예. 대부분의 학사들은 여기저기 이력서와 지원서를 내며 다녀야한다.

<빠른 승진찾는 경향>
서울대학교 직업 보도 위원회는 최근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경향이 은행 같은 안정스런 직장보다 창의력을 발휘하여 빨리 승진할 수 있는 재벌계 직장 또는 신흥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인문계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 국가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총무처는 5일 재경직 공무원 4급 공무원1백명과 5급공무원을 채용하는 임용고시를 치르기로 했고 이달 안에 행정직·재경직·4급 각 1백명, 5급 각 3백명씩을 모집하여 공무원직에 대한 문호는 아직도 넒은 편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자들은 5급에 대한 매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곳으로는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공무원에의 길 넒어>
정부는 이러한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최소한 4급 이상의 대우는 해주어야 할 것이며 특히 국영기업체가 30개나 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국영기업체나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매년 일정 수의 사원을 공모, 상경·재경계와 마찬가지로 법문학계 출신들도 다수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부누 학사군들의 견해이다. 또한 금융기관처럼 같은 종류의 업체가 사원모집을 같은날 함으로써 재 시험의 기회를 부여치 않은 점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1백대 1이 넘는 경쟁 속에 허덕이는 학사군들의 구제하는 것은 고등 실업ㅈ를 없애고 복지 사회를 이룩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돈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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