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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경오페라단 공연「토스카」|젊은음성 뛰어난 앙상블 백미는 신인철의 아리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느 모단이 연주를통한 끊임없는 생명력을 지니려면 단체가 내세운 뚜렷한 주장과 여기 호응하는 청중의 이해가 철저해야 하는 것이다.
「오페라」『토스카』 로 4회째 공연을 마련한 김자경 「오페라」단은 이제야 그러한 여건을 충분히 갖추었다.
이번『토스카』공연에서 지휘자 임원식씨의 능숙한 재치는 「오키스트러」 와 창자사이의 부분적인 미흡함을 재빨리 「커버」 하는 「바통·모션」을 보여주었고 연출자 이혈순씨는 극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한편, 현대감각을 살린 양식의 통일을 기함으로써 젊은 창연자들의 뛰어난 「앙상블」을 뒷받침했다.
주어진 배역을 소화하지 못한 몇사람의 단역가수를 제외하고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분석이나 성격묘사가 뚜렷했다. 더구나 탁윌한 성질과 창법을 지닌「엘리트·싱거」 들은 관능적이고 상상력풍부한 「푸치니」 음악을 마음껏 부각시켜 가슴을 찌르는 통절한 인간비극을 화려하게 무대에 펼쳐놓았다.
「토스카」 역의 허순자는 아직 세련미가 약하지만 풍족한 경험과 안정된 창법으로 내일을 기약해 주었고 최혜영은 신인답지 않은 예리한 무대판단과 더불어 차분한 노래가 끝까지흩어지지않았다. 「카바라도시」역의 신인철은 「이탈리아」에서 체득한 「오페라」조형기능을 어느때보다도 유감없이 발휘. 격조있는 「아리아」 로 백미를 이루었다.
박성원군은 지난번보다 더욱 「오페라」 가수로되어 지반을 굳혔으나 노래에 피로가 깃들여 끝내 아쉬웠다. 「스카르피아」 의 오현명은 언제나 느끼듯이 「오페라·리더」로서의 관록있는 체취가 풍겼으며 체계짜인 꾸준한 연구가 이번에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무대전면벽을 거의 활용한 장종선씨의 과감한 「세트」 는 「오페라」 미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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