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이 말하는 강남 재래시장의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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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에어컨 바람 시원하고 주차도 편리한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마다하고 강남 사람들이 왜 굳이 재래시장을 찾을까. 강남 재래시장에서 단골에게 물었더니 “단골이 되면 마트에서 기대할 수 없는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맞춤형 서비스

도곡시장에서 만난 최모(45·여·역삼동)씨. “대형마트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주문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애가 학급 회장에 선출되면 학교에 간식을 보내는데 이곳 마트에 부탁하면 애들이 좋아하는 걸로 알아서 챙겨준다. 운동회 등 행사 때는 음료를 얼려서 배달해준다.”

 풍납시장에서 만난 안경순(55·풍납2동)씨. “주인이 내 취향을 아니까 알아서 준다. 난 불고기를 앞다리가 아닌 등심으로 하는데 가서 불고기용 고기 달라면 바로 등심을 내준다.”

◆ 품질 보증

신사시장에서 만난 장모(55·여·한양아파트)씨. “이곳 반찬가게는 딱 내 취향(입맛)이라 일일이 먹어보고 살 필요가 없다. 이미 품질과 맛을 파악했으니 잘못 사와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 같은 게 없다.”

 영동전통시장에서 만난 이모(69·여·논현동)씨. “야채가게 주인이 그날 좋은 걸로 추천해준다. 뭘 해 먹을지 고민까지 해결해주는 셈이다. 그날 별로 안 좋은 야채를 사려고 하면 눈치 주며 사지 말라고 한다.”

◆ 과소비 방지

풍납시장에서 만난 김미라(52·여)씨. “대형마트에 가면 눈에 보이는 게 많아 필요한 것보다 자꾸 많이 사게 된다. 하지만 시장에 가면 딱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

 도곡시장에서 만난 이현숙(54·여·역삼동)씨. “시장은 양이 적어도 원하는 만큼만 살 수 있다. 대형마트는 대개 몇 개씩 묶어서 팔지만 여기서는 사과 1개, 배 1개도 판다. 딱 먹을만큼 사니 좋다.”

◆ 세일(Sale) 못지않은 ‘덤’

논현전통시장에서 만난 김기숙(52·여)씨. “시금치 2000원어치 사면 500원어치 정도는 더 넣어준다. 복숭아 10개를 사면 1개는 덤으로 준다. 특별한 세일이 없어도 이렇게 구입하니까 알고 보면 재래시장에 오는 게 더 알뜰하게 구입하는 셈이다.”

◆ 싼 가격에도 배달

도곡시장에서 만난 김현정(39·여·도곡동)씨. “가게 대부분이 1만원어치만 구입해도 집까지 배달해준다. 대형마트는 3만원 이상 구입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여기는 가까워서 그런지 배달시간도 빠르다.”

유성운·심영주·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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