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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국제중 입시 성적 조작 867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영훈국제중이 2012~2013학년도 신입생을 뽑으면서 전체 지원자 2406명 중 867명(36%)의 성적을 조작하거나 제대로 채점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입학전형에서 성적 조작을 지시하고 2009~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 때 일부 학부모로부터 추가입학을 시켜주는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영훈학원 김하주(80) 이사장과 영훈국제중 임모(53) 행정실장을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성적 조작 등에 가담한 학교 관계자 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돈을 준 학부모 4명은 약식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영훈국제중은 지난 2년 동안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사배자) 전형 지원자 292명 중 28명, 일반전형 지원자 2114명 중 839명의 성적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았다. 같은 재단인 영훈초등학교 출신의 특정 학생을 합격시키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 등을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 학교 측은 한부모·기초생활수급자 자녀 등을 선발하는 사배자 전형에선 지원자들의 가정환경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합격권에 든 아동보호시설 출신 지원자 5명의 주관적 영역 점수를 깎아 불합격 처리했다. 또 일반전형 지원자 중 초등학교 교과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심사위원이 평가하지 않고 일반 교사가 임의로 점수를 줘 탈락시켰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영훈국제중이 소속된 영훈학원 이사 8명 전원의 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할 방침이다. 최근 2년간 성적을 올려 부정입학한 재학생 9명은 합격을 취소하고 인근 중학교로 전학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2009~2010학년도에 부정입학한 학생 5명은 졸업을 했기 때문에 조치를 할 수 없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이한길·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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