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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 조종간잡은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2일하오7시15문쯤 경기도안성군금광면삼흥리 상석파마을 사람들은 저녁식사중 해발2백38m높이의 마을뒷산 속칭「쇠줏골」상공에서『부룽 따따따』하는 소리와 함께 비행기양쪽날개의 불빛이 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이곳은 이때 뇌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맨처음 사고현장에 달려간 한상렬씨(33·광농재건중교사)의 목격에따르면 이날 마루에서 소나기와 번개가 치는것을 보면서 저녁을 먹다가「헬」기소리같은『따따따-』하는 빠른비정상음과함께 비행기 날개의 번쩍거리던 불빛이 아래로 곤두박질하는 것을 보았다. 이때이웃 김은태씨(26)가 뛰어와『비행기가 벼락맞아 떨어졌다』고 고함쳤다. 한씨는 김씨와 동생뻘인 송군철군(19)과 같이 논둑길을 달려 산에 올랐을때 소나무와 잡목사이에비행기파편과시체의 범벅을 발견했다. 소나무에선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며 피비린내로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
김은태씨가 마을에 들아와 향토예비군소대장 박종인씨에게 알렸고 박씨는6km를 달려 금광지서에 이사고를 신고했다.
사고현장은 5년생 1m크기의 소나무가 한발간격으로 늘어선 야산. 기체가 처음 떨어진곳으로 보이는 곳에는 깊이2m정도의 웅덩이가 패고 기체 뒷부분이 승강구만 겨우 알아볼수 있을 정도로 산산이부서진채 사방20m까지 흩어져 있었다.
기체 앞부분은 웅덩이10m지점에 찌그러진채 왼쪽날개일부분만 알아볼수 있을만큼 내동댕이쳐져있었으나 조종간에는 조종사의 두손이 그대로 걸려 있었고「엔진」은 기체앞부분에서오른쪽 2m지점에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현장에는 일본여성잡지「주부의 벗」9월호 1권과 부록, 공화당훈련원교수 현씨의 명함 7장,「카기」색바지 1착과주인모를 검은색 가죽지갑속에 붉은글씨로 쓰인 부적도 발견되었다.
23일 상오1시30분쯤 서울자 2∼6489호「고티나」편으로 처음 안성에온 조창대의원의 부인 임미향여사(39)는『우리아빠가 아닐거에요! 날좀 현장에 데려다 주세요!』라고 목멘소리로 울부짖었다.
또한 상오6시30분쯤에는 길전식의원과 박원빈씨등이 현장에달려와 조의원의 감색바지와 흰머리카락이섞인머리부분만을 찾아내 조의원의 시체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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