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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탑〉세의원이탈책임진 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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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민투표법안심사에 착수한 20일 하오의 국회내무위원회는 여야간의입씨름끝에 제안설명만 듣고 산회했는데 이같온 여야의 팽팽한 태세는 이법안심의의 험난한 앞길을 미리 말해주는 듯. 2시간가량 계속된 이날 회의는 『개헌안이 공고된뒤 절차법을 만드는것은 기소해놓고 처리할 법을 만드는 격이므로 이법안심의가 적법한지에대한 사법위의 유권해석율 먼저듣자』는 신민당의원들의 「릴레이」발언으로 두차례나 정회를 거듭했다.
특히 「핀치·히터」로 나온 심원영의원온 『개언한공고후 1백20일안에 이법이 제정 못되면 개헌안이 폐기될테니 국민투표법을 제정하려면 공고된 개헌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회의장에는 김택수·이겸복 공화당총무단과 김영삼·양회탁총무단이 나와 독려했는데 오치성내무의원장은 『잘될것을…총무들이 나와 분위기를 딱딱하게 만들었다』고 핑계를 찾고.
조여만·성낙현·연주흠등 세의원의 변절사태에 대한 수습책으로 고민해오던 유진오 총재는 20일하오 우선 유진산의원의 수석부총재직 사퇴서를 수리, 일단락지었으나 「변절파문」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앉다.
유총재는 이날 정무회의가 열리자마자 『유수석부총재와 이재섭부총재의 사표를 수리했으며, 후임은 금명간 보임하겠다』고 했는데 정무도중 유부총재로부터 전화가걸려와 『변절사건에는 6·8선거후보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내가 책임지고 혼자 백의종군하겠으니 이부총재의 사표는 반려해달라』고 부탁, 유총재는 이부총재의 사표수리여부를 당분간 보류키로했다고.
『변절의원을 추천한 간부들은 모두 책임을 져야하며 의원직도 사퇴해야할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었던 박기출·정성대의원등은 『앞으로의 변절사태를 방지하기위해서도 책임소재를 분명히해놔야한다』고 들고 일어나 회의는 굳어진 분위기속에서 부총재사표수리에 별 의의가 없었다고.
결국 『개헌저지전열을 가다듬어야할때니만큼 모든것을 유총재에게 맡기자』는 고흥문사무총장의 제의를 받아들여 회의는 끝났으며, 후임부총재1석은 다음전당대회때까지 공석으로 두기로 했다는것.
박정희대통령이 미국으로 떠나는 20일하오의 김포공항에는 김종필전공화당의장내외가 정구영의원을 한차에 태우고 박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박대통령은 간략한 즉흥 인사를 끝내고는 환송나온 주한외교사절, 삼부요인들과 악수를나누고 바로 탑승기에 올랐다.
모처럼 나들이를한 김종필씨는 비행기가 이륙할때까지 정일권총리, 윤치영공화당의장서리등과 얘기를 주고 받다가 『요즘은 내집사람이 친구가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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