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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명화 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푸대접 받아오는 각 사찰의 불화가 처음으로 햇빛을 볼 기회가 마련됐다.
문공부의 문화유산 개발5개년 계획에 의한 불교회화조사반은 지난 10일 전라도 지역의 답사에 나섬으로써 이 조사 연구의 첫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최순우문화재위원이 인솔하는 이 조사반은 먼저부안 내소사와 고창 선운사에 들러 정화와 쾌불을 낱낱이 점검하고 거기 우수하고 귀중한 것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
절 법당에 걸려 있거나 혹은 회벽 위에 그려 있는 이들 불교회화는 다른 불교미술품이 많이 연구된데 비하여 전혀 관심 밖에서 소홀하게 대접받는 실정.
일반 회화는 이조말엽의 영·정조것만 돼도 대견히 여기는데 불화의 경우 숙종이전의 것도 허다하다.
특히 수원 용주사의 탱화는 단원의 작품으로 유명하고 수덕사와 무오사의 벽화는 고려 때의 솜씨를 보여주는 본보기로 높이 평가된다.
이러한 불화는 우리나라 회화사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며 고구려의 솔거 이후 불교화화의 전통을 간직하고있다. 물론 불화의 대부분의 화승에 의해 제작된 것이지만 일반 회화화 된적이 연관을 갖고있어 그 연구의 필요성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불화조사는 금년 제1차 년도에는 전남을 중점적으로 「체크」할 것인데, 연말까지 선암사·송광사·천등사·화엄사·대흥사등 20여 사찰이 그 대상에 올라있다. 조사위원은 정양모·맹인재·이을호·전영우제씨.
이번 첫 답사는 오는 30일까지인데 5개 사찰에서 1백점 이상이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내소사의 괘불탱화는 큰재를 올릴때 쓰던 것으로 오랫동안 쓰지 않아 불단뒤의 먼지 속에 묻혀 있다. 너비 9m, 길이 11m로 현존 괘불 가운데 최대의 것이 될것으로 보인다. 연화질에 의하면 강희 39년 즉 숙종때인 1700년에 그린것임이 밝혀있다.
선운사의 간천탱화는 1754년에 그린 것이지만 우리나라에 이같은 탱화의 예가 없어 희귀한 자료로 지목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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