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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기업규제 완화로 경제난국 돌파구 찾아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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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호 04면

이한구 캔자스주립대 경제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16∼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임.

이한구 의원은 “현재 한국 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하며 “점점 낮아지는 잠재 성장력을 올리는 데 신경 써야 할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더 이상 기업을 옥죄는 정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나 투자 활성화로 기업 기 살리기에 나서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현 경제팀이 보다 과감하고 조화로운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요즘 경기를 진단한다면.
“불안정한 세계 경제로 인해 저성장 국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부 요인도 만만치 않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으며, 가계 부채 때문에 소비 마인드가 위축되면서 총수요가 살아나기 힘든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재정 확대에도 한계가 있고, 반기업 정서가 팽배해지면서 투자가 일어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기본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이는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한계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수요를 막고 있는 장애 요인을 제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를 억누르고 있는 가계부채와 취약계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일으켜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이 하고자 하는 바를 막고 있는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는 한편 점점 팽배하는 반기업 정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온 사회가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생산가능인구의 10%에 달하는 350여만 명이 미취업자인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사회정의를 세우는 일이 된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려면 무엇보다 기업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경제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닌가.
“정부는 늘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니, ‘회복세’니 말하곤 한다. 세계 경제가 워낙 불안한 탓에 한계가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실업자들을 생각하면 한가한 소리다.”

-정부는 경제민주화에서 투자 활성화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듯한 모습이다.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경제력 분산정책이라고 하는 것도 기업의 기 살리기 정책과 조화를 이뤄 진행돼야 한다. 국회가 포퓰리즘에 매달려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의 속도를 너무 빨리 내는 데다 정부도 이런 분위기를 방치해서 여기까지 흘러가게 됐다. 경제민주화 조치에 기대어 기득권을 챙기려는 집단들도 있다. 기업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몰아붙이면 경제는 살아나기 힘들다.”

-기업규제 완화의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기업이 믿을 수 있는 수준까지 과감하게 패키지로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규제 완화가 우선 시급하다. 예컨대 영리병원이 가능하도록 의료산업의 기업 진출을 허용하고, 교육 관련 산업의 투자도 보다 활성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물류 분야의 지분이나 진출지역 제한과 같은 규제도 정비하고 부동산 시장에서도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의 양도세 완화 조치 등을 확실하게 해줘야 투자가 일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현 경제팀을 평가한다면.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섣불리 평가하는 것은 무리지만 아직까지 국민에게 감동을 못 주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엔 국회의 잘못도 크다. 국회의 잇따른 입법조치 등으로 기업들이 충격을 받아 얼어붙은 만큼 정부까지 기업의 기를 죽여놓으면 안 된다. 국회가 기업을 옥죄어 나갈수록 정부는 규제완화, 투자활성화 등과 같은 기업 살리기를 더욱 추진해야 정책의 조화가 이뤄진다. 주요 경제부처가 세종시에 가 있는 것도 일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바쁜 공무원들을 허구한 날 국회로만 불러들이지 말고 화상회의 등을 조속히 진행시켜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한 세수확보 방안을 놓고 논란이 있다.
“경제성장 없이는 세수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다. 올해와 내년엔 세수가 분명히 부족할 것이다. 어떻게든 성장률을 올리도록 과감하게 정책을 펼치는 한편 세출을 합리화해나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복지,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재정 투입을 늘리기만 할 게 아니라 재정의 전달체계를 정립해 효과적으로 돈이 쓰이도록 해야 한다.”

-창조경제의 정착을 위한 방향은.
“정부의 계획을 보면 너무 추상적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 창조경제와 관련된 정부 프로젝트의 대상, 평가기준, 실행 시한 등의 시스템을 만들어 공무원들로 하여금 자기가 맡은 분야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창조경제를 주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규제를 강화하지 말고 민간 분야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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