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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말란-깁슨 콤비의 '싸인' 새로운 1위!

중앙일보

입력

차세대 스필버그라 불리우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멜 깁슨을 주연으로 내세운 미스테리 스릴러 신작 '싸인(Signs)'이 8월 2일부터 4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3,264개 개봉관으로부터 무려 6,012만불의 흥행수입을 벌어들이며 새로운 1위로 안착하였다.

이는 영화를 배급한 월트 디즈니 사가 개봉수입으로 예측했던 3천 5백만불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인데, 이로써 디즈니 사는 작년 11월 '몬스터 주식회사'가 1위로 개봉한 이래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여 그 동안의 불명예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또, 이같은 개봉수입은 멜 깁슨과 샤말란 감독 개인적으로도 본인들의 작품들중 가장 높은 주말흥행성적(깁슨의 종전기록은 '랜섬'의 3,422만불이고, 샤말란의 종전기록은 '언브레이커블'의 3,033만불)인 한편, '러쉬아워 2'의 6,741만불에 이어 역대 8월 개봉작중 두 번째로 높은 주말성적에 해당한다.

지난 주말 역대 4번째로 높은 주말흥행성적을 기록하며 등장했던 마이크 마이어스의 원맨쇼 코메디물 '오스틴 파워스 3(Austin Powers in Goldmember)'는 이번 주말에도 3,112만불의 성공적인 흥행성적을 기록하였으나, '싸인'의 기세에 눌려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현재까지 개봉 11일동안 '오스틴 파워스 3'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4,168만불에 달한다.

이번 주말, '싸인'과 함께 새로 선보인 전국개봉작은 모두 두 편이었다. 이들중, '웨인스 월드'에서 마이크 마이어스의 명콤비로 활약했던 대나 카비가 주연한 '마스터 오브 디즈가이즈(The Master of Disguise)'는 1,255만불의 수입을 올려 제작비 1,600만불의 대부분을 회수한 채 3위에 랭크되었고, 또 다른 신작인 마틴 로렌스의 코메디 콘서트 실황 다큐멘터리 '마틴 로렌스 라이브(Martin Lawrence Live: Runteldat)'는 737만불의 수입을 올려 4위로 개봉하였다.

또, 지난 주말 2위와 3위를 차지했던 톰 행크스 주연의 갱스터 무비 '로드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과 가족용 블록버스터 '스튜어트 리틀 2'는 신작들에게 밀려나 각각 660만불과 611만불의 수입으로 나란히 5위와 6위에 랭크되었고,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맨 인 블랙 II'가 481만불의 수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주말 1위로 개봉한 '싸인(Signs)'은 '식스 센스'와 '언브레이커블'로 순식간에 '차세대 스필버그'로 부상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최신 미스테리 스릴러물이다. 6천 5백에서 7천만불 사이의 제작비를 투입한 이번 영화에서 시야를 저승세계로부터 외계로 돌린 샤말란 감독이 전작들의 주연인 브루스 윌리스 대신 선택한 이는 멜 깁슨. 극중에서 깁슨은 동생역으로 출연하는 '글래디에이터'의 와킨 피닉스와 함께 신비스러운 징조들을 발견해 나가는 주인공 그레이엄 헤스 역을 맡았다.

성공회 목사였던 그레이엄 헤스(멜 깁슨)는 교통사고로 인한 아내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목사직을 그만 두고 펜실베니아 주 벅스 카운티의 전원에서 농사를 지으며 아이들과 살아간다. 평화롭기만 하던 어느날 밤, 2층 창문의 투명유리가 일렁거리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날 아침 아이들(맥컬리 컬킨의 동생인 로리 컬킨 및 이번이 데뷔작인 애비게일 브레슬린)과 애완견의 비명소리에 놀라 옥수수 농장으로 달려간 그레이엄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의 옥수수 농장에 무려 500피트에 달하는 미스테리 서클(mystery circle, 상형문자처럼 생긴 수수께끼의 원)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웃의 장난으로 여겼던 그레이엄과 동생 메릴(와킨 피닉스)은 이내 이와 같은 미스테리 서클들이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 모든 것들은 지구공격준비를 진행중인 외계인들의 소행이었다. 이제 그레이엄은 종교적 신념으로서 자신의 숙명을 깨닫게 되는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싸인'에서도 각본을 겸한 샤말란 감독은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 이야기를 오래된 B급 SF 영화풍으로 링크시키기 원했다고 밝히면서, "나는 B급 영화의 소재를 취해서 A급의 제작진과 출연진 및 접근법으로 다루기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었다.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훌륭한 작품."이라면서 "모든 감각적인 면에서, 샤말란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가장 생각이 깊은 스릴러 감독."이라고 극찬을 표했고,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 역시 "'싸인'은 샤말란의 재능에 바치는 선물이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다음작품을 주목하게 된다."고 평했으며, CNN의 폴 클린턴은 "당신으로 하여금 비명과 폭소 두가지를 모두 유발시킬 스릴넘치는 경험."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또, 월 스트리트 저널의 낸시 디울프와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이 각각 "놀라운 작품"과 "정말 오싹한 영화"라고 칭하는 등, 모든 거의 모든 평론가들은 이 젊은 감독의 솜씨에 감탄하였다.

이번 주말 3위로 개봉한 '마스터 오브 디즈가이즈(The Master Of Disguise)'는 '웨인스 월드' 시리즈에서 마이크 마이어스의 단짝을 연기했던 코믹 스타 대나 카비가 오랜만에 주연을 맡은 가족용 코메디물이다.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출신인 카비는 이 영화에서 총 36명의 다른 사람으로 변장하는 제목 그대로 '변장의 달인'역을 맡아 변화무쌍한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지금까지 아담 샌들러가 주연했던 모든 영화들을 제작했던 페리 앤들린 블레이크가 연출을 담당했는데, 이번이 그의 연출 데뷔작. 또 하나의 코믹한 볼거리로서 영화에는 인기 싱어인 폴라 압둘, 프로레슬러 출신 배우인 제시 벤츄라, 왕년의 섹시 스타 보 데릭 등이 본인 역으로 카메오 출연하고 있다.

아버지 파브리지오(제임스 브롤린)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피스타키오 디즈가이지 (대나 카비)에게는 항상 궁금한 점들이 있는데, 왜 자신이 손님들을 흉내내려하고 자신의 외모를 바꾸고 싶어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느냐는 점이다. 사실 이는 '에너지코'라는 힘을 이용하여 무엇으로든 변장이 가능한 디즈가이지 집안의 비밀스러운 내력에 따른 것이지만 아버지가 이러한 사실을 숨긴 탓에 피스타키오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탐낸 디즈가이지 집안의 숙적 데블린 보우맨(브렌트 스피너)이 세계정복 수단의 일환으로 아버지 파브리지오를 납치한다.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피스타키오는 할아버지(해롤드 굴드) 및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조수 제니퍼(제니퍼 에스포시토)로부터 '변장의 달인(마스터 오브 디즈가이즈)'이 되는 기술을 전수받고, 아버지와 세계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데...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은 반응은 한마디로 100% 혹평일색이었다. 뉴욕 타임즈의 엘비스 미첼은 "비록 영화는 90분보다도 짧지만(실제 상영시간이 80분에 불과할 뿐 아니라, 그중에서도 라스트의 크레딧 시간이 약 15분에 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억지로 잡아늘인 것처럼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혹평을 가했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스티븐 레이는 "정말이지 잔인하고 무지막지할 정도로 재미없다."고 일축했으며,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 역시 "절망적인 졸작."이라고 엄지손가락을 바닥으로 향했다.

이번 주말 4위로 개봉한 '마틴 로렌스 라이브(Martin Lawrence Live: Runteldat)'은 제목그대로 '나쁜 녀석들', '경찰서를 털어라'의 인기 코메디언 마틴 로렌스의 코미디 콘서트 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워싱턴 DC에서 있었던 콘서트를 녹화한 본 영화의 부제 '런텔닷(Runteldat)'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대사인 '나우 런 텔 댓(Now run tell that)'에서 따온 것이다.

카메라가 잡은 그의 콘서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지는데, 앞부분은 섹스, 결혼, 아이들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개그인 반면, 뒷부분에서 자신이 타블로이드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갖가지 사건들(예를 들면 LA 거리에서 총을 꺼내들었던 일 등)에 대한 본인의 설명으로 채워진다.

이 다큐멘터리 필름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정확히 양분되었다. 호감을 표현한 평론가들로서, LA 타임즈의 케빈 토마스는 "로렌스는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그 시절을 통해 스스로 더욱 현명해 졌음에도 그가 구사하는 유머의 날카로운 면은 무디어지지 않았다."고 평했고, 워싱턴 포스트의 앤 호너데이는 "관객들에게 그의 조크는 재미있을 수도 있고, 재미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어진 재능 뿐 아니라 생존의 수단으로서 남들을 웃게 만드는 한 연기자의 굉장한 에너지를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반면, 이 영화에 혹평을 가한 평론가들로서, 보스톤 글로브의 웨슬리 모리스는 "거칠고 일관성이 없는 정서적 경험."이라고 못박았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연약한 조크로 이루어진 영화의 전반부는 정말 재미없으며, 영화의 후반부는 자신의 법적 또는 개인적인 불행에 대한 자기 합리화로 일관한다."고 불평하였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테마 파크의 인기 코너를 영화화한 디즈니 사의 '컨트리 베어스(The Country Bears)'가 314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톰 행크스-리타 윌슨 부부가 제작한 코메디물 '마이 빅 팻 그리크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이 300만불의 수입으로 9위, 그리고 해리슨 포드 주연의 잠수함 액션물 'K-19 (K-19: The Widowmaker)'가 285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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