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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15호의 의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무인우주선인 「루나」15호의 수수께끼는 끝내 풀리지 않고 말았다. 소련은 21일밤 「루나」5호「로키트가」 달에 착륙함으로써그의 임무가 끝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국「조드렐뱅크천문대」의 과학자들은 달지표에 추락했음이 를림없다는 견해에 일치하고 있다. 「조드렐뱅크천문대는 이 「루나」 15호가 「아폴로11호보다 3日이나 앞서발사된것에 여러 가지 추측들을하고 있었다.우선 「아폴로」11호보다한발 앞서 달의 암석을 채취해가지고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억측이 그것이었다.만일 그런 추측이 맞아 들었다면,「아폴로」11호의 감격은 반감됐을것이다.「루나」15호가 하필이면 「위기의 바다」에 내렸느냐도 궁금하다. 소련은 이미달에 연착륙을 두번이나 실험한 실력을 쌓은바있다.설마 길을 잘못 들었을리는 없을 것도 같다. 우리의 상상력을 동원할수밖에없다. 그「위기의 바다」 에서 암석이라도 채취한다면「드라머틱」한성과는배가했으리라. 그런 투기심이나 아니었을까.
어느 익살꾼 외국기자는 기상천외의 생각도 하고 있었다.어쩌다 「아폴로」11호가 고장이라도냐면 「루나」15호가 비상구명대의역활을 할지도 모른다는것이다.그래서 그속엔 산소와 우주「메뉴」 와 물이 가득 실려있을것이다는 얘기였다.
결국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억측으로 끝이나고 말았다. 「조드렐뱅크천문대」는 더이상 루나」15호의 신호가 없다고 밝혔다. 영엉수수께끼인대로 잠이들어 버린모양이다.
「조드렐뱅크」 천문대의 추측은그럼 한낱 공상이었을까.그렇지는않다.소련우주선의 궤도와 소련과의 인접관계로 보아「조드렐뱅크천문대」는 모든 신호포착의길목에 위치하고있다.
소련은 이제까지 암암리에 하려던 우주탐험을 천문대매문에 번번이 발각이 되곤 했었다.이지상에서 소련의 자주산책을 확인할수 있는곳은 소련과 영국의여기,두곳밖에는 없다고 한다.
소련의 자주기지 바로 이웃에 「조드렐뱅크 천문대는 망원경을 버티고 있는 셈이다.소련의 내심을 환히 들여다 블수 있었던것이 틀림없다.
바로 어제 (2일),이 천문대는또하나의 사실을 보고하고 있다. 소련이 「코스모스」 우주선을 다시발사했다는 것이다.「코스모스」는 지난 5년동안 매주에 한차례씩계속발사되고 있었으니까 별로 놀라운일은아니다.그러나「루나」15호의 신호가끊어지자 금방 그것을 발사한것은 좀 수상쩍다. 일련의 꿍꿍이 속이 있는것도같다.
그러나「루나」15호의 결산서는 분명히 「마이너스」쪽이다.정치적으로나, 국제도의상으로나「쇼」만의 효과로나,어느것 하나「플러스」 가 없었다. 과학에서도 지고,정치에서도 진 소련의 초조한 입장은 알만도 하다.「코스모스」2백90호는『석탄·백탄 타는 가슴에 연기나 풀풀 날리려는』심사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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