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책세상] '영재들의 재미있는 수학퍼즐 2'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연재들의 재미있는 수학퍼즐 2/박부성 지음, 자음과 모음, 8천9백원

많은 학생들은 "실생활에 별 쓸모도 없는 수학을 골치아프게 왜 배워야 하나"라는 탄식을 곧잘 내뱉는다. 하지만 이 말은 수학 교과서가 워낙 딱딱하고 어렵기 때문에 나온 '자기 위안성' 항변일 뿐이다.

수학이 숫자와 기호,정리와 증명 등으로 이뤄진 추상적인 학문이어서 보통 지능을 가진 이들에게 난해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생활의 유용성만으로 학문의 가치를 따질 일은 아니다.

수학이 가진 고도의 정밀함과 논리성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자 좁게는 우리의 사고력을 키우는데 더 없이 좋은 길잡이다. 하긴 이렇게 말해도, 수학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멀리 있다.

그래서 수학에 흥미를 유도하려면 그 추상성의 거푸집을 덜어낼 필요가 있다. 그 속에 든 살가운 현실을 만나면 수학도 결코 두렵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저자 박부성씨는 서울대 박사 과정을 수료한 33세의 유망한 수학자로 2년 전 펴낸 같은 제목의 1권으로 이미 매니어들 사이에 '퍼즐 전도사''한국 최고의 퍼즐리스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퍼즐 홈페이지(http://puzzle.jmath.net)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퍼즐을 개발하고 해설을 해오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주제별로 묶었던 1권과는 달리 별표(★)로 난이도를 표시해 모두 1백개의 문제를 담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사과.귤, 그리고 사과와 귤이 섞여 있는 세 상자에 각각 '사과''귤''사과와 귤'이라는 표지를 붙였다. 그런데 실수로 내용물이 모두 표지와 어긋나게 됐다. 과일 하나만 꺼내보고 상자의 내용물을 모두 알아내려면 어느 상자를 택해야 할까?"(★)

"세 명의 선교사와 세 명의 식인종이 강의 한쪽에 있다. 정원이 두명인 보트로 모두 반대쪽으로 건너가려고 하는데 식인종 수가 선교사보다 많으면 그들을 잡아 먹는다. 선교사 세명이 모두 무사히 강을 건너려면?"(★★★★)

'난센스 문제나 황당한 풀이를 창의력과 혼동하지 말라'는 저자의 시선도 건강하고, 퍼즐 하나하나에 상당한 수학적 배경이 깔려있어 놀면서 공부하는, 이른바 에듀테이먼트의 전형으로 삼을 만하다.

이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