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영화시장 … 연말에 관객 2억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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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쟁과 불안의 시대, 스크린에서나마 위로를 찾는 것인가. 올해 극장을 찾는 전체 관객수가 2억 명을 넘어설지 충무로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의석)에 따르면 올 1월~6월 국내 극장을 찾은 영화 관객수는 9850만 명을 기록했다. 역대 상반기 최고치다. 하반기에도 화제작이 몰려 있어 연간 누적관객 2억명 돌파 여부가 점쳐지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수는 5556만 명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한국영화의 상반기 점유율로는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한국영화 관객수는 사상 처음 1억 명을 뛰어넘었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의 선전은 ‘7번방의 선물’(1281만 명)을 필두로 ‘베를린’(717만 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64만 명), ‘신세계’(468만 명) 등 굵직한 흥행작이 여럿 나온 결과다.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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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관객 4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한국영화 메가히트작은 지난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4편이지만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471만 명),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 명), ‘건축학개론’(411만 명), ‘댄싱퀸’(405만 명)이 전국 관객 400만~500만 명에 그친 반면 올 상반기 메가히트작은 각각 이보다 훨씬 많은 관객을 동원해 한국영화 관객수, 나아가 전체 관객수를 늘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사실 지난해의 경우 한국영화 연간 흥행 1~3위를 차지한 ‘도둑들’(1298만 명),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 명), ‘늑대소년’(706만 명)이 모두 하반기에 개봉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미스터 고’(17일 개봉, 김용화 감독), ‘설국열차’(8월 1일 개봉, 봉준호 감독) 등의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최근 국내 극장관객수는 2010년을 저점(低點)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연간 한국영화 점유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전체 관객수가 전년 대비 20%이상이나 늘어난 1억 9489만 명에 이르렀고, 특히 한국영화 관객수가 1억 명(1억 1461만 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영화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올 상반기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한국영화는 24%, 외국영화는 10.7%, 전체적으로는 18.3% 관객수가 늘었다. 그 사이 전체 인구수나, 전국 영화관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어서 더욱 눈에 띄는 결과다.

 그 원인을 계속되는 경기침체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을 찾아 사람들이 극장에 몰린다는 얘기다. 다만 이는 대략적인 추정일뿐, 이를 뒷받침할 실증적인 자료는 찾기 어렵다.

 영화진흥위원회 김영기 연구원은 “올해 연말 총 관객 수가 2억 명을 돌파하더라도, 영화 관객 수가 그 이상으로 더 급격히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연평균 영화관람 횟수는 이미 3.83회에 이른다. 미국(3.88회)과 맞먹는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전체 국민 가운데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 힘든 유아나 노약자를 빼면 1인당 평균 5~6회쯤이라고 볼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이렇게 영화를 많이 보는 나라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극장 이외에 온라인 시장의 성장 등 영화산업을 이끌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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