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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고와 국제수지의「딜레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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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6월말 현재 전국도매물가는 68년말대비 4.7%가 올라 연간억제선 6%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에 서울소비자물가는 4.5%가 올랐다하는데 근자의 동향은 소비자물가가 도매물가를 앞질렀던 것인데 그런 경향이 다시 역전되어 도매물가가 소비자 물가를 앞지르게 된것이다.
소비자물가의 선도는 성장현상으로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때문에 어느정도까지는 합리화할 수 있는것이지만, 도매물가가 소비자물가를 다시 앞지르고 있다는 것은 「인플레」경향이 현저히 강화되었다는 것을 뜻한다할 것이다. 이와같은 동향은 그동안 어느정도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물가추세가 다시 악화되는 과정에 들어서게 됐다는 점에서 안정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없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우선 물가상승과 환율 그리고 국제수지동향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처하느냐 하는 점을 당국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국제수지경상적자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것은 그만큼 물자공급이 확대되고 있다는것을 뜻하는데 어찌하여 물가가 오르는가 당국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의 수입상품가격은 3.3%가 상승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전년동기의 1.2% 하락과는 엄청난 차이라 할것이다.
이러한 경상적자속의 물가상승은 환율의 상향조작과 수입 「코스트」를 상승시키는 적립율의 인상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할 것이다. 그렇다고 물가안정을 위해 수입을 늘릴수도 없는 것이라면 오늘의 물가정세는 국제수지상의 기본적인 「딜레머」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국제수지 「딜레머」가 분명한것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측이 계속 적자로 확대집행되고 있다는 것도 합리적인 정책운영이라 할수없다. 상반기중 재정수지적자가 1백6억원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러한 재정운영은 국제수지·외환측의 물가요인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안정을 외면하는 행위라 할것이다. 또 외환면에서도 현금차관도입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5월중의 통화증발요인만도 58억원에 이르고 있는것이다.
이와 같이 재정·외환·환율·국제수지가 다같이 물가상승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상 물가를 안정시킬 수는없을것이며 때문에 본질적인 「인플레·무드」를 조성시키고 있는것이라 할 것이다. 사리가 이와 같다면 물가문제를 다루는 차원도 달라져야 할것이며 종합정책의 조정을 선행조건으로 하는것이라야 할것이다.
여타정책은 그것대로 밀고나가면서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것은 그야말로 연목구어격에 불과한 것이다. 재정면의 긴축, 외환면의 자제, 국제수지역조의 시정을 위한 투자율의 인하등 일련의 조치없인 물가정세를 호전시킬수 없는 것이므로 종래와 같은 호도책으로 모순의 노출을 연기시켜서는 아니된다는것이다. 보다 큰 파란과 좌절을 맛보기전에 현명한 대책을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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