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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이냐 비인도적이냐|「딜레머」에 빠진 미 생화학병기|여론은 "반대"…골치 아픈 군당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인류살상을 위한 무기의 개발은 한이 없다. 핵폭탄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미소가 끈질기게연구 개발하고있는 생물화학병기가 바로 그것. 「캄보디아」정부는 25일 월남에서 미군이벌인 고엽작전으로 국경지대 고무농장을 포함한 광대한 지역에 입은 피해보상으로 8백70만「달러」를 요구했다. 이처럼 생물화학병기(CBW)의 피해는 광범하고 독성의 잔류기간이 길어서 핵무기와 함께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CBW를꾸준히 개발했고 또 실효를 보았으나 다시 비등하는 반대여론에 부딪쳐 지난주 「닉슨」대통령은 국무성·국방성 그리고 군축국으로 하여금 CBW계획을 철저히 재검토하도록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근착「타임」지, 일본 조일신문등 외지를 통해서 미국의 CBW를 알아본다.
원폭실험양의 「로스·알라모스」와 맞먹는 미국의 CBW실험장, 「우타」주의 「솔트·레이크」시 서남방 약1백30km 지점인 「더그웨이」는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불씨는 양떼죽음>
작년3월 공중 살포한 신경 「개스」VX가 이 실험밖으로 퍼져 산하나 넘어서 방목하는 6천여 마리의 양이 떼죽음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거리는 약48km에 달했다. 미국이CBW에 손을 댄 것은 41년 「로즈버리」박사의 진언을 받아들이면서부터. 42년 육군에 「조지·W·마크」를 위원장으로 하는 생물전위원회가 발족했고 43년 「매릴랜드」주 「포트·데트리크」 연구소가 설립됐다.
같은 주에 화학전연구의 중심인 「에즈우드」병기창이 있으며 현재는 수 개소가 넘는다.
실전의 역사는 미국에서 비롯되었다. 1763년 영국식민지군사령관 「제프리·암허스트」장군이 천연두 「바이러스」를 담요에 묻혀 「인디언」군에게 보냈다.
남북전쟁에서는 양군이 모두 우물물에 독약을 풀었었다. 1차대전에서는 독일군의 독「개스」가 유명했다.

<개발예산 3억불>
미국의CBW에 관한 금년예산은 3억5천만 「달러」, 50년 예산의 7배에 달한다. 가장 주목을 받는 개발대상은 적병을 죽이지도 않고 전투능력을 마비시켜 포로할 수 있는 무능력화제. 핵전보다도 유효한 것으로 전문가는 주장한다.
현재 미군이 쓰고있는 정식화학병기는 GB(사린), VX 신경 「개스」, 피부를 태우는 미란(미난) 「개스」HD, 무능력화제 BZ, 구토제DM, 최루제CN, CS. 생물병기는 「브루제라」 균, 야토병균, 「로키」산홍반열 「리케치아」 등이고 파상열균, 뇌염 「바이러스」, 식중독균, 「콜레라」균, 폐염군, 「페스트」균, 탄저균등을 보유하고있다.
2차대전 때 영국의 「그류너드」섬에 살포한 탄단군은 현재까지도 피해가 심한데 후유증이 1백년은 갈 것으로 본다.
GB신경 「개스」는 단 한방울의 「개스」액이 손등에 묻으면 30초안에 죽고마는 무서운위력을 가졌다.
어떤 세균이 양산하는 독소인 「보트리누스」1g은 1천7백명을 살해한다. 대체로 생물병기의 세균은 일반항생제로도 듣지 않는다.

<적사용에 방어책>
생물병기의 최근 특징은 감염경로를 무시한 살포방법이다. 수도물에 세균을 푸는 것은 낡은 방법. 수류탄, 지뢰, 박격포, 낙하산, 폭탄, 「미사일」, 비행기살포등 각양각색의 수송수단이 쓰여진다.
25년 세계48개국이 서명한 질식성, 독성 그밖의 「개스」 및 세균학적 방법의 군사사용금지협정에 미국「브라질」등 6개국이 비준하지 않고 있는데 66년「유엔」에서 같은 결론의여론이 맴돌았다. 이에 반해 43년 「루스벨트」대통령은 적이 사용할 때에 한해서 사용할 뜻을 밝혔고 59년에는 국무성 및 국방성의 압력으로 의회는 CBW의 선공격을 금지하는 법안의 제정을 포기했다.
미국이 월남에서 사용한 CBW는 제초제, 최류탄 CS, 구토 「개스」DM등. 현재 월남「정글」의 3분의 1이 1회이상 제초제의 살포를 당했는데 2회만 받으면 나무가 완전히 말라 비틀어져 복구하는데 2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미군당국은 적의 CBW 사용에 대비, 방어를 위해서 이 방면의 실험을 한다고 말한다. 신경 「개스」같은 것은 무취, 무색, 무미, 무감각이기 때문에 미처 대피하거나 방독대책을 세울 수 없을 정도. 따라서 CBW의 성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과학자들도 반대>
또한 CBW를 쓸 경우 치사하지 않고 전역을 감퇴하므로 핵병기보다 인도적이라는 것.
그러나 국제자연보호협회를 비롯한 여론은 반대의 소리가 높다. 미국내의 과학자들까지도일부 이를 반대하고 나섰고 「유엔」은 CBW실태에 관한 백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소를 비롯한 영불 「스위스」등 적어도 13개국이 CBW를 연구하고있어 미국으로서는 당장 포기할 수도 추진할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에 있다. CBW계획을 비밀에 붙이지 말고 차라리 공개하여 국민의 지지를 구하는 것이 보다 현명할 것이라는 것이 찬성론자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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