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기업 불신 당연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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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헤더웨이의 CEO이자 세계 최대의 갑부 중 한 명인 워렌 버핏은 수요일(이하 현지시간) "최근의 기업 신뢰 하락은 부적절한 회계 방식이 합법적인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당연할 일"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수요일자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연기금 수익률 산정과 스톡옵션의 비용 처리 문제를 기업 회계에서 "가장 파렴치한 기만 행위"라고 지적했다.

버핏은 이 글에서 스톡옵션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CEO들에게 "버크셔 헤더웨이는 그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을 대가로 보험이나 카펫 등의 제품을 팔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CEO들이 버크셔 헤더웨이에 스톡옵션을 양도해도 스톡옵션을 부여한 기업들에게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스톡옵션에 대한 가치 부여가 너무 어렵다고 믿는지 물었다.

그는 "진심으로 스톡옵션을 그렇게 생각한다면 수신자 부담으로 내게 전화하라. 우리는 그런 CEO들과 기꺼이 스톡옵션 거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버펫의 이번 기고문에 앞서 미국 최대의 기관투자가 중 하나인 TIAA-CREF도 1천7백54개 회사에 스톡옵션을 비용 처리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버핏은 또 기업들이 연기금에 적용하는 수익률에도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일부 기업들은 연기금 수익률을 11%까지 산정해 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익률은 중요하다. 많은 경우 연기금 수익률을 1%포인트만 상향 조정해도 기업이 보고하는 연수익을 1억 달러 이상 증가시킨다. 연금 자산 운용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버핏은 현재의 회계 부정의 책임을 상원의회에 돌리며 글을 맺었다. 상원이 1994년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와 아서 레빗 전 미국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에 압력을 넣어 스톡옵션을 경비 처리하는 방안에서 후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상원은 기업보고서를 마음대로 작성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줬다. 이제는 그 문을 닫아야 한다. 상원은 청문회를 열어 호통을 치기보다는 1994년 법안을 폐기해 재무회계기준위원회를 자유롭게 해줘야 할 것이다."

NEW YORK (CNN/Money)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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