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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접대부 소개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급구여자 종업원. 당일로 취직됨, 무 경험자 환영, 월4만원보증, 선불도 가』 매일처럼 시내 일간신문 광고 난을 덮다시피 하는 구인광고다. 어떤 곳에선 옷까지도 무료로 준다는 선전이다. 그러나 한 걸음 다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달콤한 미끼 뒤에 무서운 덫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모 몰래 고향을 등진 「보따리 처녀」들이 위장선심을 쓰는 악덕한들에게 화장품 몇 가지를 얻어 쓰고 윤락가 구렁으로 곧장 빠지게되는 수가 있다.
보장한다던 수입액수는 오히려 빚으로 쌓이고 이래서 무작정 상경파 「보따리 처녀」들은 도회의 함정에 빠진다. 이런 무허가 두더지 악덕소개업자와는 달리 서울시공인직업소개소는 착실한 운영을 하고있다. 이곳이 고급요정의 접대부만을 전문으로 공급해주는 유료직업소개소다. 하오5시, 화사한 한복의 여인이 2총 계단을 올랐다. 이어 20살이 갓 넘었을까한 나이 어린 처녀가, 또 다른30대 여인이… 이렇게 성장한 여인들로 30평 남짓한 우중충했던 대기실은 갑자기 밝아진다.
80여명의 여인들로 가득 찬 대기실-『따르릉』2층 구석 책상위의 전화「벨」이 짙은 화장냄새를 뚫고 요란하게 울린다. 순간 떠들썩하던 분위기가 조용해진다. 상대방 요정에서 접대부 몇 명을 보내달라는 주문전화라는 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이곳 사무원과 상대방 요정간에 화대가 정해지고 인원수가 결정됐다.
곧이어 『××번 김○○, ××번 박△△』호명이 있다. 모두 6명. S장으로 가는 것이다.
서울 묘동에 자리잡은 유료직업소개소에 등록된 여자는 모두 1백50명. 대부분 고등학교를 나왔다. 이채로운 것은 80명 정도가 가정주부라는 것. 하룻밤 술잔 따르는 봉사료로 술값에 포함되는 액수가 7백원에서 1천5백원까지.
당번 손님의 「팁」은「팁」대로 또 받으니 자기능력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어떤 여자는 낮 시간을 이용해 가요학원에 다녀 노래를 익혔는가하면 또 다른 여자는 신문사회면이나 주간지 등을 열심히 읽어 이야깃거리에 궁하지 않도록 준비한다.
3년째 이곳에 적을 둔 A여인 (28)은 남편과 두 아이를 거느린 가정주부.
『전속제가 아니어서 자유스럽다』는 그는 한달에 20일정도 일하면 5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추근대는 경우도 있지만 「팁」을 받지 않고 그대로 집으로 가곤 한다는 것.
업주는 화대표라는 종이 쪽지에 금액을 적어 도장을 눌러 준 뒤 훗날에 현금과 바꾸어 가라지 만….
외상 술을 마시더라도 봉사료와 「팁」정도는 지니는 게 신사의 「에티케트」가 아니겠느냐는 게 모든 회원들의 항변이다.
이들은 화대와 1할을 소개소에 내게된다.
비록 술집에서 웃음을 팔지만 품위 없는 행동으로 가정을 파탄시키는 일이 없도록 매주 토요일 1시간씩의 교양강좌를 받는다.
술 취한 손님의 유혹을 애교와 기지로 물리치는 주정꾼의 유혹 퇴치법도 배운다.
서울이 비대해질수록 유흥장도 늘어만 간다. 이와 비례해서 이런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여자의 수도 늘어갈 것이다. 이런 여성직업전선에 그물을 치고있는 진드기 즉 무허가소개업소가 근절 돼야만 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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