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군의 자주방위력 증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계속되는 북괴도발과 연관해서 그동안 군원증강을 위한 한미간의 접촉이 활발했었다. 박충훈 전 부총리 방미시의 군원증강요구, 미 해·공군장관의 내한, 한미국방각료회담, 닉슨-본스틸 회담, 최근에는 방미중인 김성룡 공군참모총장과 미 국방 수뢰와의 요담이 있었다.
그에 따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군원증강의 인식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특히 6월초의 한미국방각료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은 지체없이 실천되는 움직임마저 엿볼 수 있다. 즉 데이비드·패커드 미 국방차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해군함정과 해안 레이다를 포함한 군원이 진행 중이고 우선 70만정의 Ml소총을 한국에 보낼 것이며 1천만불을 들여 M16소총의 생산공장을 한국에 설치할 것을 밝혔다.
우리는 미국의 군원증강이 적극화되고, 점차 그것이 실천에 옮겨지고 있음을 흐뭇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를 위한 미 국방 당로자들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협조를 아울러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의 대한 군원은 아직도 일정한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로 비정규전에 대비한 장비에 치중한 느낌이 있는 것이다.
국군장비현대화의 목표는 위 실정에 맞는 장비를 갖추는 동시에 북괴와 대결해서 철두철미 그 우위를 확보하는데 있다. 시간적으로 그것은 일을 당해서가 아니라 사전에 북괴의 도발을 억지하고 예방하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미국의 군원이 좀더 거시적이고 동적이며 현재와 같은 비정규전에만 대처할 것이 아니라 장차 북괴의 전면도발을 비롯한 어떤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장비공여가 필요한 것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특히 문제되는 것은 한국공군력강화가 시급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북괴의 전면도발을 예상할 때, 또 현재의 북괴도발이 지상에서만 그치지 않고 해상 또는 공중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에 입각할 때, 우리는 적어도 북괴공군려과 대등한 성능과 대수의 전폭기를 확보해야만 하는 것이다.
남북군사력을 비교할 때 공군력에 관한한 약6백대의 제트폭격기를 주축으로 한 북괴공군력에 대응하는데 있어서 현재의 한국공군력 및 주한 미 공군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현대전의 기상과 북괴의 도발형태로 보아 적의 선제기습공격의 가능성은 많은 것으로서 그것을 억지하고 그 위협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우리 영공을 철저히 지킬 수 있는 신예항공기가 있어야 하고 그에 부수한 기지의 시설이 개발되어야 한다.
초음속권내에서 겨루고 있는 현대 공군력에 비추어 한국공군은 아직도 신예기가 부족하며 노후수송기의 보유도 훈련기의 부족상태를 면치 못하고 항공기 포는 기지문체로 지·해상군의 효과적인 작전지원도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미국은 한국공군강화에 앞서서 미5공비의 전개와 제7함대의 이동을 내세울지도 모른다. 또 한국에서의 선제공격 또는 공산측에 대한 자극을 염려할지도 모르며, 증가하는 미국의 군사비를 걱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한국공군력 발전에 저해가 된다면 이는 미 군사정책가들의 잘못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괴의 도발은 극도에 달했으며 그를 억지하는 길은 지금 과감하게 대처하는 길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방미중인 김 공군참모총장은 다시금 미국방요로에 한국공군강화의 시급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공군력 증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