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사는 13일 최근 북핵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시장점유율 41.4%), 무디스(37.9%), 피치(14.4%) 가운데 무디스만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떨어뜨렸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측 책임자는 최근 구두(口頭)로 등급 유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신용등급 전망 유지는 이미 예견됐었다.
피치는 발표문을 통해 "남북 간에 과거 수차례 긴장이 고조된 적이 있으나 모두 평화적으로 해결됐고, 북한 핵문제로 야기된 최근의 위험 정도도 현재의 신용등급 A를 결정할 때 이미 반영했던 수준"이라며 "현재 수준의 한반도 긴장 고조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이어 "실질적인 전쟁 위협이 증가하는 경우에만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또 "최근 북핵 사태도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될 것이며 전쟁은 극단적 시나리오"라며 "한국의 경제 기초 여건은 국가신용등급을 저해하지 않고 일시적 긴장을 견뎌내는 데 충분할 만큼 견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순채권국으로서 풍부한 대외 유동성, 재정 흑자, 경상 흑자,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 등 기초 여건이 견실하다는 것이다.
피치는 또 "긴장이 상당기간 지속되더라도 한국 경제는 신용등급의 악화 없이 이를 견뎌낼 수 있으며 국제 투자자의 심리변화에 따른 취약성도 적다"고 분석했다.
한편 피치는 북핵 관련 긴장이나 전쟁 가능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결국 미국.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이 핵 활동을 끝내고 무기사찰단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북한에 제한적인 경제적 지원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북핵 사태의 해법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허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