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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살이|하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수도서울은 비에약하다. 궂은비만 내려도 도심의 하수구가 막히는가하면 포장이 안된 변두리길은 진창이 되고 만다. 비내리는 서울은 흡사 물벼락을 맞는 느낌. 장마철 앞서 하수도사정을 점검해 본다.
청계천 욱천 뚝섬등 서울의 27개 배수구역중 가장 하수처리가 나쁜곳은 응암 불광 전농 이문동등 96개지역, 하수도 시설은 작년말 현재 1천1백63㎞로 올해목표 1백30㎞를 연장한다고 쳐도 목표의 3분지1인 1천2백93㎞밖에 안된다. 서울시는 현재의 하수도 보급율이 주거지역의 경우 68%에 이른다고 주장하나 변두리 신흥주택지는 하수시설이 전혀 따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행정면적 6백13㎢가운데 주거지역을 3백70㎢로 보고 이곳에서 다시 공원 녹지대 공장시설을 뺀 하수도 시설지구는 2백50㎢ 이들지역에 비가와도 아무일없이 물을 뺄 수 있는 하수시설을 하자면 5천㎞는 시설해야 한다. 예산으로따져 자그마치 2백20억원. 따라서 현재사정으로는 3천㎞가량의 하수도시설이 모자라는 셈이다.
서울시는 올해 하수대책으로 8억2천만원을 책정, 그중 3억원으로는 2천1백27개소(연장1백㎞)의 뒷골목을 단장하고 3억9천4백만원으로는 당장 급한 물난리지역인 홍제, 답십리, 월곡, 안암, 명륜, 상도, 불광, 약수, 수유, 응암, 봉천, 행당동등 12개지역에 대해 하수도 시설을 하고 있다. 그밖에 비올때의 범람을 막기위해 삼각지, 동대문, 신설동, 신당동, 미아동등 5개「로터리」를 계량키로 했으며 용두동, 한남동, 뚝섬등 3개소에 53만2천펑규모의 유수지를 만든다는 것이다(그러나 이 유수지 가운데 올해안에 완성될 수 있는 곳은 용두동뿐). 또 4천8백만원의 예산으론 청계천을 처음으로 전면 준설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물난리가 올해따라 쉽게 해소되리라는 전망은 전혀 없다. 현재의 공사진행 조차 2천개의「흄」관공급이 늦어 대체로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데다 서울시내 곳곳에 파헤치고 있는 수돗물 1백13만t의 증산작업 때문에 하수처리에도 상당히 지장이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 1억3천4백만원의 하수도 유지관리비로는 30년이상 낡을대로 낡은 하수관의 유지관리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서울시는 순간적으로 막히는 하수구를 즉시 개수할 여유를 갖고 있지 않다..
무계획한 개간허가와 건축허가도 하수처리의 골칫거리. 뒤늦게 서울시는 지난 5월15일자로 일체의 개간허가를 중지한다고 했으나 일부 악질적인 부동산업자들은 개간을 핑계로 하수도조차 시설하지 않은채 택지를 만들어 아랫마을에 큰 물난리피해를 주는 예가 많다. 불광동한미주택지역공사등 서울시내의 곳곳에 이같은 경우가 많다.
그밖에 무허가 건물지구, 도로계획정비가 안된 재개발지구등 사전에 하수망을 묻을 수 없 는곳은 올해에도 여전히 물난리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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