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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LG텔레콤 "SKT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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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국내 무선통신서비스 '3인방'의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후 주가가 급락하자 후발업체인 KTF.LG텔레콤의 주가까지 떨어지는 '통신주 동반하락 장세'가 13일까지 계속됐다.

이를 두고 KTF와 LG텔레콤은 "SK의 무리한 투자계획 발표가 통신주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SK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반면 SK는 "통신주의 하락은 삼성전자 등 블루칩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추락하는 주가=SK텔레콤의 주가는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22일 8천원(3.54%)이 떨어진 데 이어 23일엔 33개월 만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매도가 이어지면서 13일엔 16만4천원을 기록, 지난달 21일 이후 주가가 27%나 떨어졌다. 통신주 매도는 KTF로 이어졌다.

KTF의 주가는 지난달 21일 3만50원에서 13일엔 2만3천9백원을 기록, 20.4% 하락했다. LG텔레콤은 같은 기간 13.4%가 내렸다. 지난달 21일 이후 13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9%, 코스닥종합지수는 9.7% 떨어진 것에 비하면 이들 업체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진다.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KTF의 주가전망을 낮췄다. LG투자증권이 마케팅 비용의 증가에 따른 수익성 둔화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기존 4만1천원에서 3만5천원으로 하향조정한 것을 비롯해 교보.서울증권도 목표주가를 낮췄다. 동원증권만이 주가급락에 따른 상승여력이 크다며 기존의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UBS워버그증권은 최근 LG텔레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책임론 공방=이처럼 주가 하락에 이어 앞으로의 주가 전망마저 부정적으로 나오자 KTF는 SK텔레콤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KTF 고위관계자는 "비록 지난해 4분기 실적이 3분기에 비해 좋지 않았지만 이는 이미 예견된 사항"이라며 "SK텔레콤의 무리한 투자계획 발표가 전체 통신주에 대한 매도공세로 이어졌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현금흐름(EBITDA)마진은 47%로 전년의 53%에 비해 감소한 반면 KTF는 35%에서 37%로 높아진 만큼 주가가 최근처럼 급락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LG텔레콤의 남용 사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딩 기업인 SKT의 주가가 떨어지면 후발업체의 주가는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의 반론도 만만찮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하락은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블루칩에 대한 대량 매도 때문이지 SKT의 투자계획 발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KTF의 주가하락에 SKT의 투자계획 발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의 경쟁 격화로 업체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당분간 반등 계기를 찾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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