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는 전남 완도항에서 남쪽으로 19㎞ 떨어진 면적 33.3㎢의 섬. 배를 45분 타고 간다. 1970년대 1만3000명이나 되던 인구가 2500명가량으로 줄고, 65세 이상 인구가 40%에 이른다.
81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외딴 섬이라서 제 빛을 보지 못했다. 섬에서 촬영한 영화 ‘서편제’가 93년 개봉해 큰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 군수가 2002년부터 민선 3~5기 군정을 이끌면서 섬은 주목받고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2006년 KBS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을 유치해 아름다운 경치가 전국 안방에 소개됐다. 2007년에는 ‘가고 싶은 섬’ 시범사업지구로 뽑혀 섬 전체를 예쁘게 단장했고, 슬로시티로 지정을 받았다. 해마다 4월이면 슬로 걷기 축제를 열고 있으며, 이때는 “섬이 가라앉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만큼 많은 사람이 몰린다. 2007년 연간 7만 명이던 관광객이 2012년 33만 명으로 증가했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면서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 힐링의 섬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 급증에 따라 주민들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음식점은 32곳이나 성업 중이다. 펜션 20곳이 생겼고, 100가구가량이 민박 손님을 받아 농어업 외 소득을 올리고 있다.또 농어촌버스·마을버스 한 대씩 외에 투어 버스 한 대와 관광버스 두 개가 운행되고 있다. 안봉일 청산면장은 “전복 양식 등으로 돈벌이가 괜찮았던 곳인데 관광 서비스업 일거리가 늘면서 주민 소득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청산도의 당리 서편제공원에서 3일 오전 11시30분 김종식 완도군수 흉상 제막식이 열린다. 이승렬(62) 청산면 번영회장은 “김 군수가 세 차례 연임하면서 완도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특히 청산도를 관광 명소로 만든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흉상에 담았다”고 말했다. 흉상은 김왕현 동신대 교수가 청동을 사용해 높이 70㎝로 제작, 화강암 좌대 위에 얹었다. 표지석에는 김 군수의 약력·공적과 청산면 가구주 1000여 명의 이름을 새겼다.
사업비 7100만원은 청산도와 부근 여서도·대모도·소모도 주민 등이 돈을 모았다. 흉상 건립은 주민들이 지난해 4월부터 추진해 올해 초 완성하려다 김 군수가 고사하는 바람에 늦어졌다. 김 군수는 “꼭 세우겠다면 내년 6월 말 임기가 끝난 뒤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지만, 주민들이 밀어붙여 3일 제막식을 한다.
김 군수는 “청산도의 콘텐트를 더 다양하게 발굴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발돋움시킴으로써 주민들의 정성에 보답하겠다”며 “요즘은 구들장 논을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산도 구들장 논은 지난 1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호로 지정받았다.
이해석 기자
◆청산도 구들장 논=‘청산도 큰애기(처녀)는 쌀 서 말도 못 먹고 시집간다’는 말이 있 을 만큼 청산도는 쌀이 귀했다. 지형은 경사가 심한 데다 토양은 돌이 많이 섞여 물 빠짐이 심해 벼농사에 불리한 환경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산비탈에 돌을 쌓고 위에 진흙을 깔아 물이 새지 않게 한 다음 20~30㎝ 정도로 흙을 얹고 벼를 재배했다. 돌을 쌓는 모양이 온돌의 구들장과 닮았다고 하여 구들장 논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