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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의 야욕을 벗긴다|C·설즈버거<뉴요크·타임즈윤세위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북괴가 미 EC121 정찰기를 격추함으로써 생긴「동해의 위기」때 「윌리엄·포터」주한미대사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다녀간 「뉴요크·타임즈」지 「C·L·설즈버거」논설위원은김일성의 도발 속셈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서울 NYT동화】한반도에는 지난날 냉전시대를 상징했던 모든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그리고 모든 징조로 미루어 보아 올봄·여름은 지루하고 긴장된 계절이 될 것같다. 남북양편은 각기 상대방이 어떤 행동으로 나올지 불안한 가운데 있다.

<한국발전에 큰 불안>
양쪽은 통일을 기본정책으로 선언하고 있지만 이나라는 남북으로 분단된 채로 간단없이 사소한 내우를 겪고 있다. 한편 이지역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미국 소련 및 중공은 서로 상대방을 의혹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엄격한 전체주의 체제를 표방하는 북쪽과 발전해 나가는「아시아」민주국가인 한국사이에는 이념적인 경쟁이 있을 뿐만아니라 공업 및 경제발전을 두고 서로서로 경쟁하고 있다.
인구밀도가 희박한 북녘은 풍부한 지하자원과 전력, 그리고 대규모 공장을 유리한 발판으로 삼고 출발했다. 그러나 남쪽도 최근에 들어서는 국민생산과 개인의 생활수준에 있어서괄목할 만한 비약을 보였다.
남쪽의 불만분자들의 지지를 얻어보고 싶었던 북괴 독재자 김일성은 이와같은 한국의 발전상에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김은 호지명이나「카스트로」나「체·게바라」같은 군소공산지도자들처럼 자기의 세계적인 「이미지」를 부각하지는 못했다.
남의 이름으로 옛「게릴라」지도자의 명성을 얻어 1945년 한반도에도 착한 그는 「스탈린」이 북한 사람들에게 떠다 맡긴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독립을 위한 민족의 봉기를지휘해 본 일도 없거니와 스스로 명성을 쌓지도 못했다.
때문에 그는 어떤 열등감을 갖게된 것 같다. 말하자면 자기를 피해간 명성을 다시 잡아보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소련의 『수정주의』와『평화공존』을 배격하자 소련은 경제원조를 끊어버렸다. 그후 김일성은 이념상으로 공감이 가는 북평과 무기공급원이 되는 「모스크바」사이에서 엉거주춤 해왔지만 그가 진정 어느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은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두고보아야 할일이다.
이것은 비록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미국이 계산에 넣어야할 중대한 요소이다.중공문제와 동구문제에 몰두해 있는소 련으로서는 틀림없이 한국문제만은 조용해 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의 불안정한 요소들을 안정시키려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중공역시 새로운 모험을시작해 볼 의사는 안갖고 있을 것이다.
김은 분열된 공산세계를 결속시키는 가장 큰 유대는 반공주의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부르짖는다. 『미국은 모든 세계 인민의 공적이 되었다. 이 지구상에는 미국에 주권을 침해당하지 않은 나라, 미국의 위헙을 받지 않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1966년 가을 이후 군대를 개편하고 2만명 가량의「게릴라」식 특공대를 조직한 후에 김은 한국에 대한 압력을 고의적으로 증가시겼다. 어선으로 가장한 수뢰정으로 해안에 공비를 침투시켜 왔다. 이들은 거의 모두 결국 사살되거나 생포되고 말았지만-.

<관심의 초점 미국에>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일성은 한국에 군사적 압력을가함으로써 한국의 경제발전을 후퇴시키는데 중점을 둔 것 같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그의 관심의 초점을 미국에 보다 직업적으로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푸에블로」호 사건과 미 정찰기 격추사건이 이것을 증명한다.「워싱턴」이 막대한 해군 및 공군력의 엄호를 받는 가운데 공해상에서의 정찰임무를 계속하도록 명령했으니 김이 이것을 하나의 경고로서 받아들여 자제를 할지 아니면 이것을 한번부닥쳐 볼 도전으로 간주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소 견제 약하면 위험>
소련이 김을 냉각시켜 보려고 노력하리란 것은 거의 확실한 일이다. 그러나 소련이 김을견제할수있을 만큼 그에게 층분한 물자를 대주었을까? 「워성턴」은 한국의 연료와 탄약공급을 꽉잡고 있다. 만약 소련도 북괴를 강력히 통제하지 않는다면 동북아는 동남아에 거의필적하는 위험지역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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