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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국정원 정치공작 전원 처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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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당이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 의혹과 관련해 30일 처음으로 국회를 벗어나 집회를 열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 둘째)와 당직자들이 30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국정원 개혁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식 서울시당위원장, 김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신경민 최고위원. [김경빈 기자]

민주당이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비난하며 첫 장외 투쟁을 벌였다.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에서 김한길 대표는 “대한민국은 국정원이 정치 개입하고 집권당이 정보기관을 정치에 이용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며 “마치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중앙정보부 시대가 부활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대선의 정당성과 박근혜정부의 정통성을 위해서라도 대선 전후에 벌어진 정치공작의 진실을 숨김없이 밝히고 관련자들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예외 없이 처벌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도 이날 개인 성명을 내 노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문 의원은 ‘새누리당에 제안합니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NLL 포기 논란을 둘러싼 혼란과 국론 분열을 끝내자”며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 기록을 열람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열람 결과 만약 NLL 재획정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입장이 북한과 같은 것이었다고 드러나면 제가 사과는 물론 정치를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반대로 저의 주장과 같은 것으로 확인되면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NLL 포기는 오해였다’ ‘10·4 정상선언을 계승·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고 했다.

 친노무현계로 꼽히는 유인태 의원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10·4 남북 정상회담, 그 진실은’이라는 제목의 긴급 좌담회를 열어 새누리당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좌담회에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 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이 참석한다. 유 의원은 “당시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실무진과 단독회담 배석자들의 증언을 통해 진실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친노계의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도 지난달 29일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강연을 열고 “국정원이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했는데 2004년 무리하게 탄핵해서 역풍을 맞은 것과 같이 이번에도 국민적 저항이 큰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이 의원이 대여 투쟁의 선봉을 자처하고 나선 것과 관련, 정치권에선 대선 패배와 5·4 전당대회를 거치며 변방으로 밀려났던 친노세력이 NLL대화록 공개를 계기로 문 의원을 구심점으로 재결집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문 의원이 친노 진영의 좌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30일 “국정원이 새누리당 정보위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열람시킨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발췌본과 나중에 남재준 원장의 지시에 따라 불법적으로 공개한 전문을 비교해 보니 악의성을 가지고 왜곡한 사례가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정원의 사자(死者) 명예훼손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법적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 주장대로 NLL 포기라는 말 자체는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포기 의사를 가진 것은 확실하다”며 “노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NLL을 영토선이라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안보 의식이 결여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의 성명 발표에 대해서는 “(기록)열람이 아니라 (정상회담록) 음성파일 원본, 녹취록 등 관련 기록을 공개하자”고 역제안했다.

글=강인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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