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만능 컴퓨터|꼬리무는 새 「아이디어」 최근의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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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IBM360의 75라는 「컴퓨터」(전자게산기)쯤에 이르러서는 한사람이 1천년 걸려야 해낼 계산을 단1초에 끝낸다고한다. 「컴퓨터」의 특색은 이와같은 초고속 능력외에 무서운 기억능력이다. 1분당책 몇권분을 외어서는 10만권분쯤 거뜬히 기억해뒀다가 언제든지 알고 싶은 사항에대해 기억을 되살려 정리까지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이정도로는 아직 모자란다해서 계산능력이나 기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갖가지 연구가 이뤄지고있다. 「컴퓨터」의 기억능력을 올리기위한 최근 동향만을 소개하면-.

<50년보다 천배 향상>
미국서 처음으로 빌려주는 「컴퓨터」등 상용기가 출현했던 1950년에 비하면 오늘의 고성능「컴퓨터」는 기억능력이 2천배, 계산능력이 1천배는 향상됐다고 한다. 이러한 진보는 IC(집적회로)의 개발로 「컴퓨터」의 부품이 소형화됐고 기억장치도 더많이 수용할수있게 됐고 다시 「컴퓨터」를 움직이는 전기가 기억장치까지 도달하는데 단지 10억분의1초 (나노·세컨드)밖에 안걸리게 된데서 이뤄졌다고 볼수있다.
앞으로 전기가 기억장치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1백배정도더 빨라져서 1천억분의1초가 되면 계산속도 역시 1백배가 늘게된다는 전망이다. 앞으로 IC를 더발전시킨 LSI (초밀도 집적회로)의 개발로 「컴퓨터」는 더소형화되면서 계산능력은 더향상될것이 예상된다.
계산능력이 향상되는것에 발맞춰서 기억능력을 올리기 위한 연구개발도 활기를 띠어가고 있다. 종래 「컴퓨터」의 기억에는 순전히 「페라이트」합금으로 만든 「코어」(자심)가 쓰였을 뿐이었다. 기계부분품 사이에 끼우는 좌금(혹은좌석)을 좀 두껍게 한것같은 「링」이 그것인데 그사이에 전선을 끼워서 전류를 흐르게 하여 자석이 되게해서 기억시켜왔다.
「컴퓨터」의 계산법인 0과1의 2진법을 자력선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도는 두가지로 정해서 기억시킬수가 있는것. 그런데 이 「코어」를 사용하는 기억장치에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코어」를 더많이 「컴퓨터」에 집어넣어 고속화를 도모하기위해 「코어」의 크기를 자꾸 소형화해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어쩔수없게 됐다는것이다.

<평판메머리도 실용>
처음엔 외자50 「밀」 (1밀은1천분의2.54cm)이었던 「코어」가 현재엔 20「밀」(최신형은 18또는16밀)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반이상이 줄어들고보니까 구멍을 뚫기가 힘들고 「코어」를 망으로 짜기도 힘드는등 더이상 소형화시키기가 어렵게 됐다. 이때문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결과 최근에나와 차츰 실용화되기 시작한것이 일본서 발명된 「와이어·메머리」다. 동선에 자성체의 「퍼마로이」(니켈80%·철20%)를 도금한 「와이어」를 만들어 옷짜듯짜서 만든다. 전류를 통하면 와이어와 와이어의 교점에 자석이 생겨 기억하게 되어있다. 이것을 쓰면 「코어」보다 「스피드」가 수십배 빨라지고 온도변화에도 강하며 기억을 남긴채 읽어낼수도 있다고 한다. 「평판메머리」라는것도 최근실용화됐다.
자성을 갖고 있는점에서는 「와이어·메머리」와 이치가 같은것으로서 기억하는 「퍼마로이」와 전류를 통하는 전선을 짜지 않고 평면교차시킨것만이 다르게 되어있다.

<계산도도 달라질판>
TC시대인지라 기억장치에도 IC의 물결이 침투해서 MOS(메탈·옥사이드·세미콘닥터) 혹은 「바이포라」라는 반도체를 쓴 「IC메머리」등이 최근 얼굴을 새로 드러냈다 .초저온에서 금속의 전기저항이「제로」(0) 근처까지 내려가는 사실을 이용한 「초전도메머리」, 「레이저」광선을 이용한 「호로그래픽·메머리」「자기광학메머리」등 별의별 새 「아이디어」 와 시작품이 줄을이어 나타나고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기억소자의 출현에 따라 그를 사용한 「컴퓨터」 의 설계도 달라지게 될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서야 「컴퓨터」의 이용에 대해 눈이 떠지기 시작했는데 외국서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더불어 긴세기 정보사회를 향해 「컴퓨터」의 능력을 한없이 올리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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