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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에서 협상으로-나토 20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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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2차 세계 대전 후 동구 공산 세력의 위협에 대처하는 서방측 냉전 기구로 발족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가 얼마전 성년을 맞았다.
「나토」 외상들은 20년 전인 1949년4월4일 「나토」가 고고의 소리를 올린 바로 그 장소인 「워싱턴」에서 지난 10일 제20차 연례 각료 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업적을 분석, 회고하는 한편 오늘의 당면 과제에 관한 협의를 가졌다.

<불서 3두제 제의>
소련을 종주국으로 삼은 동구 공산 진영의 군사 동맹체인 이른바 「바르샤바」 조약 기구에 맞서온 NATO는 20년의 세월이 흐름에 따라 「바르샤바」 조약 기구와 마찬가지로 많은 변천을 겪었다.
창설 당시만 해도 NATO안의 강력한 지주의 하나의 몫을 톡톡히 하던 프랑스는 NATO를 미영 「프랑스」의 3두마차제로 운영하자는 제의를 꺼냈다가 미국에 의해 거부되자 점차적으로 NATO의 군사 기구에서 탈퇴해버려 명목상으로만 이 서방 동맹체와 유대를 맺고 있을 뿐이다.

<캐나다 철수 시사>
구주의 지도자임을 내세우는 「샤를·드골」 대통령이 영도하는 프랑스의 NATO로부터의 군대 철수는 NATO의 경력 면에서는 반드시 큰 타격을 주었다고 할 수 없으나 이 기구의 결속을 크게 저해한 것만은 사실이다.
NATO의 주요한 일원인 「캐나다」 또한 북미 방위가 자기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는 논리를 들고 나와 NATO의 군사 기구에서 철수할 의사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물론 프랑스 캐나다 두나라는 NATO의 비군사 부문에는 그대로 머무를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런 뜻에서 NATO의 필요성을 당초와는 변질된 의미에서 인정하고 있기는 하다.

<낡은 개념 버리라>
소련을 가상적으로 삼고 이의 침략에 대비, 전쟁 예방 기구로서의 기능을 십분 발휘해온 NATO는 그동안 국제 정세 무드가 대체적으로 『대결』에서 『협상』으로 전환함에 따라 새로운 사명을 지니게 되었다.
작년 8원 소련의 체코 침공 사태는 국제 정세가 전후의 냉전 체제로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일말의 불길한 징조를 보여주기는 했으나 워싱턴에서의 제20차 각료 회의가 유럽의 안보, 동구 공산권과의 유럽 긴장 완화 협상, 바르샤바 조약국이 제의한 범「유럽」 안보 회의의 개최 문제 등에 토의의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저간의 국제 정세의 변동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NATO의 주역인 미국의 「리처드·닉슨」 대통령은 NATO 창설 20주년 기념식에서의 연설을 통해 『동-서 대립이란 낡은 개념을 버리자』고 촉구하면서 오는 초여름에 있을 미-소 전략 핵「미사일」 제한 협상은 서방측이 공동 전략을 형성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시금석이라고 강조했다.
「바르샤바」 기구가 내부 사정 등으로 지난날에 비해 변질된 것이 틀림없기는 해도 해체될 가능성이 희박한 오늘의 정세 하에서는 NATO의 존속은 구주의 안보를 위해 절대 필요하다.

<구주 안보 필수품>
69년4월4일은 20년 만기가 된 NATO의 존속에 관해 조약 제13조는 『이 조약이 효력을 발생하여 20년이 경과한 후에는 조약국은 미국 정부에 그 폐기 통고를 낸 1년 후에 조약국의 지위를 버릴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얼마쯤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각 회원국이 『불통고방식』를 써서 NATO의 존재를 자동적으로 연장하게 될 것 같다. <신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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