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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성과 이혼|여류작가의 여권 찾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에서도 해마다 이혼율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1967년 현재 이혼한 여성이 50만 명에 달하고 평균 아홉쌍 중 한쌍이 이혼했거나 별거 중이다. 특히 파리는 아홉쌍 중 두 쌍이 불행한 부부라는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동서고금을 통해 이혼의 희생물이 되는 것은 거의 여자 쪽이라는 것.
최근 불란서 작가 「셀린·롤렝」여사는 그의 저서 『이혼 전 여성』이란 책에서 많은 여성들이 이혼함으로써 손해보고 있음을 지적하고 변천하는 여성감정과 권리의식을 밝히고 있다. 그의 저서는 이혼했거나 별거 중에 있는 여성들의 편지를 토대로 한 것이다.
저자인 「롤렝」여사는 자신이 이혼을 경험했으며 현재 별거 중인 여성의 권리옹호에 앞장서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50만 명이란 이혼여성의 통계숫자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종교문제로 이혼수속만 거치지 않은 정식 별거부부나 비공식 유기상태의 부부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되고 있다. 지금도 성냥을 사러 간다고 나간 남편이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롤렝 여사에 의하면 여성 자신이 스스로 권리를 찾지 못해 어떠한 법률상의 옹호도 못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여성들은 법원이나 이혼상담소를 찾아 충분히 상담해야만 자신의 권리를 최대한으로 누릴 수 있고 또 사전에 비극을 예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프랑스 여성들은 자신의 문제를, 특히 이혼이나 별거에 대한 문제를 공공기관에 호소하지 않았다. 또 여성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감상적인 혹은 종교적인 이유로 이혼대신 부득이할 경우로 받아들이는 별실 생활 등의 화해이다. 이러한 방식은 결국 여성만이 빠져 들어가는 함정이 되므로 아무리 어려운 종교문제라 해도 어린이와 자신의 권리를 더욱 보호하기 위해 「이혼」의 「이니시어티브」를 취해야 한다.
한편 「롤렝」여사는 여성심리의 새로운 차원이 형성됨을 지적했다. 오늘날 여성은 저버림을 받는 불행보다는 이혼을 선택하고 침울한 고통보다 소송으로 문제해결을 한다.
1966년 전까지 울기만 하던 여성이었던데 비해 이제 그들은 싸울 줄 알게 되고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이유없이 희생되는 점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대개 남성은 이혼문제에 부닥쳤을 때 거부하는 태도이다. 특히 행정관이나 법조계통의 남편은 너그럽지 못한 경향이 있으며 위자료 지불에도 몹시 인색한 편이라고 한다.
도덕관념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여성에게 불리한 점이 많다.
그러므로 여성 자신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한 여성에게 유리한 해결방법은 아직 요원하다고 「롤렝」여사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여성들은 독자적으로 살 줄 알고 비극 속에서도 자아를 인식할 줄 알게 되어감을 그는 부인하지 않았다. <르피카로 리테레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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