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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가상 재화, 글로벌 상품으로 떠오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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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이석채 KT 회장이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에서 KT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Connecting the Future(미래로의 연결)’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쓰인 대형 스크린을 배경으로 이석채(68) KT 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행사장에 모인 세계 이동통신사, 국내외 미디어 등 600여 명을 상대로 “음성·문자 같은 예전 비즈니스 모델로는 통신사업자의 미래를 약속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며 “유·무선을 합친 브로드밴드(광대역) 네트워크와 가상 공간에서 텔코(통신사업자)의 미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에서 이석채 회장은 ‘통신사업자의 미래: 사이버 가상 경제’라는 제목으로 키노트 연설을 했다. 국내 통신기업 최고경영자(CEO)로는 MAE 첫 연설이다.

 이 회장은 “향후 가상공간은 국가 간 경계, 수송비의 부담이 없는 진정한 자유무역의 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용환경(UI)의 발전으로 언어 장벽까지 허물어지게 되면 가상 재화는 글로벌 상품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되는 음원·영상 콘텐트 같은 가상 재화가 국경이나 언어의 장벽을 넘어 자유롭게 사고팔린다는 얘기다.

 가상공간에서의 리더십 발휘를 위해 통신사업자들이 함께 나설 것도 제안했다. 그는 “스스로 가상 재화를 생산·유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구글과 아마존에 대응해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며 “통신사업자가 힘을 합쳐 글로벌 가상 재화 마켓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가상 재화의 글로벌 진출, 웹 기반 IPTV, 네트워크 고도화 등 KT가 시도하고 있는 각종 변화상을 소개했다.

 연설이 끝날 무렵 무대 뒤 스크린에 ‘미우주무(未雨綢繆)’라는 한자어가 띄워졌다. 이 회장은 “중국에는 ‘비가 오기 전에 창문을 수리한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문제가 발생한 뒤 해결에 나서면 늦는다는 교훈이다. 이 말처럼 통신사업자들이 사이버 가상 경제 시대를 대비해 함께 지혜를 모으자”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이날 키노트에는 이 회장 외에 프랑코 베르나베 GSMA 의장, 시궈화 차이나모바일 회장, 데이비드 토디 호주 텔스트라 CEO가 패널로 참석해 미래 통신 사업자의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KT는 이날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러닝 전문기업 KT OIC와 함께 가입자 6000만 명으로 베트남 1위 통신사인 비에텔(Viettel)에 K팝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을 각각 7000개씩 공급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베트남에 가상 재화 유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향후 동남아시아의 미디어 콘텐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전날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통신망이 열어주는 사이버스페이스의 가치가 무궁무진하고 그곳이 바로 창조경제의 주무대”라며 “젊은이들이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KT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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