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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닥 희망 안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조난자의 수색을 포기하고 수색대가 철수한다는소식이 전해진 23일하오「파고다·호텔」5층 산악회사무실에는 조난자남궁기씨의 부인등 20여명의 가족들이 몰려와 철수를 항의하는소동을 벌였다.
이에 당황한 산악회 숙직책임자 조두현이사는 이날저녁6시30분 속초에 가있는 이은상회장을 전화로 불러『수색본부가 조난자들이 죽은것으로 보고 철수한다는 보도는 전혀 잘못된것이며 수색활동은 계속되고있다』는 내용의 이은상씨 육성을 녹음, 몰려든 가족들에게 들려주기까지.
산악회는 불필요한 인원만을 철수하고 김정태씨등 7명의 정예숙련산악인으로 수색대를 정비, 경북산악회와 철도산악회·설악산악회에서 그때그때필요한 인원을 증원받는다고해명했다.
대장 이희성중령의 부인 표은순여사(40)는 『수십년간 산을 타온 남편이 지금도 어느동굴속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한가닥 희망을걸고있었다.
산악회에 몰린 가족들은 『이은상회장이 그런 발표를한것은 너무 뜻밖의 일이다. 대원가족들을 너무 실망시키지말라. 날이 개는대로 구조횔동을 계속 하라』고 한결같이 말했다.
김동기씨의 부모 김희용씨(61)부부는 20일 서울을 출발, 23일 하오2시에 설악동구조본부에도착했으나 수색대원이 철수한다는 소리를듣고 『3일동안 눈길을 헤치고 고생고생찾아온 우리들에게 철수란 웬말이냐』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김종철씨의 아버지 김치근씨(49)도 23일 구조본부에 도착, 수색대원과 간부들에게『생사도 확인안된 이마당에 어떻게 철수를한단말이냐』고 대들어 산악회간부들은 이들 가족들을 무마하느라고 진땀을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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