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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이 전설을 계승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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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상원의원이 된 파드메 아미달라로 돌아온 나탈리 포트만이 R2-D2와 함께 했다.
드디어 '스타워즈 에피소드 II: 클론의 습격'이 나왔다.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I: 보이지 않는 위협'보다 훨씬 낫다.

그러나 에피소드 I을 실패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만 4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고 전세계에서 9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또 공정하게 따져보면 이 영화는 뒤따르는 다섯 개의 에피소드의 서두를 설정해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많은 팬들은 에피소드 I에 극적인 긴장감이 결여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스타워즈 시리즈 최신작에서는 조지 루카스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아 보여서 안심이 된다. 첫 영화가 나온 지 25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포스'를 가지고 있다.

물론 '클론의 습격'이라는 제목은 '리키 레이크'(토크쇼)나 '아우터 리미츠'(SF시리즈물)의 질 낮은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에피소드 II에는 수많은 액션과 함께 괜찮은 러브 스토리와 줄거리가 있다. 또 제이크 로이드가 연기하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보다는 헤이든 그리스텐슨의 아나킨이 훨씬 낫다. 그래서 이 영화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게다가 이번 각본은 과거보다 훨씬 좋다. 인물들의 대화는 문학상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에피소드 I만큼 과장이 넘치고 바보스럽지는 않다. 전체적인 구상과 줄거리, 영화 구조가 루카스에게서 나온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관객들은 그가 영화의 분위기와 대사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공동작가 조나단 헤일스다. 그는 TV 시리즈 '인디애나 존스 이야기'에서 루카스와 함께 일한 바 있다.

빨라진 속도과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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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정적이고 칙칙한 영상을 이용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집을 보는 듯한 30분을 버텨야 하는 대신, 시작 자막이 뜬 지 몇 분만에 액션이 시작되며 영화의 속도와 분위기를 잡아간다. 어린 아나킨은 성인이 됐지만 여전히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와 훈련하고 있다. 사무엘 L. 잭슨도 제다이 마스터 메이스 윈두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에 그는 상원 의사당을 떠나 실제 행동에 나선다.

나탈리 포트만도 나부 행성의 전 여왕 파드메 아미달라로 돌아왔다. 이제 그녀는 상원의원이다. 고맙게도 나탈리 포트만은 직업이 바뀌면서 에피소드 I에서 보여줬던 신경 거슬리는 가부키식 분장과 딱딱한 의상을 버렸다. 이번에 그녀는 도나 카란이 제작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풍의 의상을 입고 나와 생기있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리고 큰 귀와 이상한 자메이카 억양을 가진 짜증나는 해저족 자자 빙크스(아메드 베스트 녹음)가 훨씬 덜 나온다. 믿든 말든 빙크스는 이제 장군이자 상원의원이다. 피터의 법칙(사람들이 유능하게 일할 수 있는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자리로 승진한다는 것)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그러나 요다가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데에는 가산점을 줄 만하다. 컴퓨터 영상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성가신 설명 없이 우리가 알고있고 좋아하는 이야기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영화에는 후시대의 에피소드들과 관련된 많은 복선들과 중요한 의문들에 대한 해답이 있다.

마지막 장이 남았다

예산 1억2천만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진 이 영화는 전 부분을 60일에 걸쳐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는 엄청난 위업을 세웠다. 물론 특수효과를 완성하는 후반 작업에 여러 달이 소요되긴 했다.

빙크스 외에 유일하게 거슬리는 장면들은 맥그리거가 제공한다. 최고의 배우인 그를 변호하자면, 그는 다른 사람의 연기를 흡수해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했다. 에피소드 I, II, 그리고 앞으로 나올 III에서 원작 시리즈에 이어서 계속 나오는 인물은 요다(인형이다), 다스 베이더(검은 마스크를 썼다), 드로이드 알투와 스리피오를 제외하면 오비완뿐이다. 초기작에서 오비완은 이미 사망한 알렉 기네스가 연기했다. 즉 맥그리거는 다른 배우에 자신을 맞춰야 하는 역을 맡은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영국 상류층 억양과 딱딱한 몸 동작을 구사하고 머리칼에 회색을 추가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갑자기 기네스 흉내를 내는 것처럼 보였고 결국 실패했다.

그러나 '스타워즈 에피소드 II: 클론의 습격'은 전체적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영화는 어둡다. 그러나 정말 재미있는 장면들을 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흥미롭고 액션과 특수효과는 최고 수준이다. 스타워즈의 6부작에서 한 개의 에피소드가 남은 지금, 루카스의 상상도는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 관객들은 이제 스타워즈의 완전한 이야기 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에피소드 I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에피소드 III는 스타워즈 전설의 훌륭한 마지막 장을 약속하며 큰 기대를 갖게 한다.

Paul Clinton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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