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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기유년에 들어 첫 번째 맞는 절후대한도 이미 지나고 황경3백구도인 입춘을 맞았다. 지구공전으로 온대권내에 있는 한국은 또 봄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러나 봄이 가까워오니 봄바람아닌 「인조풍」이 올해도 이땅에 만연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물리적현상으로 생기는 바람의 여러 가지 작용은 과학의 발달로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재해같은것도 미리 대책을 세워 예방하거나 아니면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일수 있게되었다.
그러나 아무런 쓸모가 없는 이「인조풍」은 사전에도 없는 특수형의 바람으로, 계절마다부는 봄바람과 더불어 또 위세를 떨치지 않을는지 모르겠다.
백해무익한 이「인조풍」의 예방 대책이나 또 발생원천들의 자각이 크게 기대된다.
2차대전중 일본 본토를 공격하던 미국의 B29기조종사들은 비행기의 대지속도가 영에 가까울 만큼 바람머리의 저항을 받았고 귀로에는 배나되는 기류에 부딪치게된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이기류가 바로「제트기류」라는 것인데, 지구상의 바람중 최강의 것으로 지상 약12㎞의 편서풍대내에서 매초 약1백m나 되는 풍속을 갖는다.
이 무서운「제트기류」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치맛바람」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그만큼「치맛바람」은 우리사회에서 무섭게 알려진 한국의 고유풍인 것 같다. 사철을 통한한국의 바람은 어떠할까. 겨울 여름의 계절풍은 한냉건조하고 온난습윤한 일기를 심중하게계속해가지만 봄가을은 하동이 교체되는 시기라서 하룻사이에 방향이 서로 엇갈리는 바람이 이리저리불며 날씨의 변덕을 가져오게된다. 이 변덕많은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아 각종 생물들이 생태의 변화를 일으키는것도 수긍할 만한 사실이다.「바람이 난다」는 말이 봄 가을의변덕많은 자연환경속에서 자주 쓰여지는 것은 바로 이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따지고보면「치맛바람」은 자연한경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1백%의 인조풍이라는데 더 심각한 문제성이있다. 보는이에따라 해석이 달라질수 있겠지만「치맛바람」이 대기의 대환류와 전혀 관련없는 것은 사실이니 이런 바람은 하루바삐 지상에서 소멸되는게 마땅하지 않을까. 그렇게되면 우선 바람의 분류가 단순해질 것이니 좋은 일이다.
「제트기류」처럼 강력한바람을 불려들여「치맛바람」을 완전히 쫓아내버릴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우주개발의 첫과제로 한번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유행독감처럼 소멸되기는커녕 극성스레 다원화되어 지구전체를 위험하고 있는「치맛바람」대신 다른유익한 인공풍을 만들어 낼수는 없을까. 농업이나 기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공바람을 상상해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치맛바람이라는 인조바람은 여러모로 싫다. 송태용<경북대사대교수·지구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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