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누크리에이스 암정복의 신약|원자력연 윤탁구박사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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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50년전부터 알려져있고 줄곧 생화학의 시약품으로 쓰이고있는「리보누크리에이스」라는 효소가 섬유성육종등 몇가지 암에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낸다는 세계최초의 임상연구결과가 우리나라 의학계에서 나왔다.
원자력청방사선의학연구소의 윤탁구병리학연구실장 (의박·39세) 은「리보누크리에이스」 가 RNA(리보핵산) 분해효소라는 점과 그것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느니, 안하느니하는 논쟁이 외국 의학계 한귀퉁이에서 벌어지고있는 점에 착안, 동물실험서부터 시작해서 암세포증식을 95%라는 고율로 억제한다는 놀라운 실험결과를 얻었었다 (65년10월19일자 중앙일보 사회면보도). 그뒤 윤박사는 67연과 68년 2연간 과학기술처의 연구개발비를 지급받아 방사선의학연구소의 거소적인 협력과 외부의학자의 도움으로 그「리보누크리에이스」가 몇가지 육종치료에 특효를 보인다는것을 확인해낸것이다.
윤박사등 연구「팀」이「리보누크리에이스」효소를써서 일부 암에서 치료효과를 보였다는 것은 여러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얼마전까지도 수많은 종류의 암전부에대해서 듣는 암화학요법제를 찾아왔었는데 근래엔 갖가지 암이 제각기 다른 개성적인 특징을 보이고있기때문에 한가지 또는 두가지 이상의 암에 듣는 것을 찾는경향으로 전환. 이번「리보누크리에이스」의 경우 그 경향에 딱들어맞고 있다는 점이 우선 흥미롭다.

<「악성」에 더욱효과>
최근 일본서는 설암, 피부암등 몇가지에 잘듣는「브레오마이신」이 정식으로 암화학요법제로 허가받았는데「리보누크리에이스」도 섬유성육종, 지방육종및 골막육종등 수술도 쉽지않고 방사선치로는 더욱 잘 안되는 암에 특효를 보였던 것이다. 암즉 악성종양에는 두가지가있다. 피부, 점막, 선등 상피세포에 생긴것을 암종이라하고 그밖의 조직세포, 즉 비상피성세로포된것을 육종이라고한다.
다만 육종은 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리보누크리에이스」의 한정된 효과에 대해서 좀 아쉬운감이 없지는않다. 그러나 암 특효약은 암종류에따라 개별적으로 찾아야된다는 것을 입증해준점,「리보누크리에이스」에 듣는 암의 종류를 찾으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점, 서양엔 육종환자들이 꽤 많다는것등으로 이번 윤박사들의 연구는 높이 평가할수가있다.

<분자생물학에부합>
둘째,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나온 항암물질의 거의 전부는 암세포를 파괴하는 대신 그 옆의 정상세포까지 파괴하므로 약으로 쓸수가 없거나 있어도 양을제한해서 써야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했다.「리보누크리에이스」는 단백질이어서 윤박사「팀」은 이종단백으로서의 과민증성병변의 생성등 부작용을 심히 걱정했던것인데 전혀 기우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정맥투여에서 체중감소 식욕부진등의 현상이 나타나 그 원인을 구명해야할것이 새로운 과제로 됐지만, 그런 정도의 부작용은 웬만한 약에서도 볼수있기 때문에 문제될것은 없다고 한다.
셋째, 생명의 근원을 찾아가는 분자생물학의 이론과 실제에 부합되는 성과가 나타났다는점이다.
핵산(리보핵산과 데옥시 리보핵산) 과 단백질은 생명체의 기본단위다. 유자자인「데옥시리모」핵산 (DNA) 속의 유전정보를「리보」핵산(RNA)이 그대로 복사해서 단백질 합성공장인「리보좀」으로 운반하여 거기서 단백질이 합성되는 과정을 통해 세포는 분열, 증식하여,예를 들면 1개의 정자와 1개의 난자가 합친것으로부터 어른이 되는것이다. 그런데「리보누크리에이스」는 그 RNA를 분해하는 효소이기때문에 제멋대로 마구 분열, 증식하는 암세포의 RNA를 분해할수있지 않는가 한것이 윤박사가 처음 그 연구에 착안한 동기였던 것이다.미국등에서도 그 점에 착안했지만, 일관해서 암억제여부를 추구하지 못한것이 윤박사등이 이 분야서 선두를 달리게된 이유. 윤박사등은 이미 65년에 동물실험을 끝냈지만, 임상실험에 들어간것은 67연도 과학기술처연구개발비를 받으면서 부터였다.

<원료는 미국서수입>
그러나「리보누크리에이스」는 소의 쓸개에서 얻어 정제하는것인데 정제기술이 어려워 우리나라에서는 만들수없고 미국서 사오게되는데 그 값이 엄청나게 비싸 아무 암환자에게 쓸수가 없었다. 그래서 연구의 급속한 진보를 바라기가 어려웠다. 67년엔 겨우 10예에 대해서 인체투여(국소 및 강내투여) 를 한바 좌측하복벽의 섬유성육종및 발바닥의 편평상피암등 6예에서 암억제현상을 보았으며 특히 2명은 암세포가 소실된지 14개월이지난 현재에도 건재하고있다. 68연도에도 계속 이 연구개발비를 받아 13예에 실험하여 섬유성육종등 4종의 암환자에게서 현저한 효과를 봤고 그밖에 3예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는등 놀라운 성과를 얻을수 있었다.

<외국서도연구활발>
윤박사등의 연구에 대해선 동물실험당시부터 서울대의대병리학교실의 이제구주임교수,「가톨릭」의대병리학교실의 김영제주임교수, 안치열원자력청장등 사계권위들의 절대적인 후원이 있었다. 그러나 워낙「리보누크리에이스」의 값이 비싸 뜻대로 많은 암환자에게 쓸수없는 애로때문에 착착 진행되지않은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직까지는 임상실험에서 성공을 본것이 윤박사들뿐이지만, 외국서 요즈음 맹렬히 연구하고 있기때문에 완전한 임상에서의 이용개발에선 외국에 뒤질것이라고 윤박사들을 오래 후원해온 안치열박사는 안타까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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