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휘트니 휴스턴보다 더 휘트니 같은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뮤지컬 ‘보디 가드’는 헤더 헤들리의 원맨쇼였다. 리듬감과 애틋한 감성, 폭발적인 가창력을 두루 과시했다. 뉴욕타임스는 “헤더 헤들리가 다시 한번 승리를 기록했다”고 평했다. ‘보디 가드’ 공연엔 한국의 CJ E&M이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다. [사진 CJ E&M]

2013년 6월, 세계 뮤지컬의 거점지인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휘트니 휴스턴 열풍이 불고 있다. 그가 1992년 주연을 했던 영화 ‘보디 가드’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런던 아델피 극장에서 첫발을 내디딘 ‘보디 가드’는 6개월째 유료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며 박스 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단순히 영화를 무대화한 것에서 머물지 않고 ‘I will always love You’ ‘I have Nothing’ ‘Run to You’와 같은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으로만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6개월째 유료 점유율 90% 넘어서

 뮤지컬 ‘보디 가드’ 성공의 일등공신은 휘트니 휴스턴을 완벽히 재현한 미국의 팝가수 헤더 헤들리(39)다. 2000년 ‘아이다’를 마지막으로 뮤지컬을 떠났던 헤들리는 이 작품으로 멋지게 컴백했고, “헤들리가 부르는 노래가 휘트니 휴스턴보다 낫다”(데일리 텔리그라프)라는 극찬까지 받을 정도다. 런던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를 14일 런던 현지에서 만났다.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의 심정은. (영국 제작자는 헤들리를 섭외하기 위해 미국까지 날아가 삼고초려 했다)

 “떨렸다. 가슴이 콩닥거렸다. 세상에 휘트니 노래로 뮤지컬을 하다니. 사실 처음엔 거절했다. 너무 명곡 아닌가. 겁이 났고, 잘 해야 본전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하고픈 맘에 밤마다 잠을 설쳤다. 계약서는 집에 도착해 있었는데, 난 쳐다 볼 엄두도 못냈다. 마지막에 사인을 한 건 남편이었다.”

 -휘트니 휴스턴을 좋아했나

 “내 학창 시절 우상이었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자라왔다. 모든 앨범을 샀고, 가사를 외웠고, 불렀다. ‘정말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인가’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감히 내가 휘트니를 연기하고 노래하다니…. 진심으로 영광스러운 무대다.”

 -12년 만의 컴백이다

 “2000년 ‘아이다’에 출연 이후 음반 녹음이 예정돼 있었고, 전세계 투어가 있었고, 그러다 결혼을 했고, 출산까지 하다 보니 시간이 흘렀다. (그에게 현재 세 살된 아들이 있다) 뮤지컬은 떠나 있었지만 음악에선 공백이 없었다. 그래도 늘 무대가 그리웠다.”

“처음엔 겁 나 … 밤마다 잠 설쳤다”

 헤들리는 카리브해에 있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중앙아메리카 특유의 리듬과 레게·칼립소 등 다양한 음악을 접하며 자랐다. 1997년 뮤지컬 ‘라이온 킹’으로 유명해졌고, 2000년 ‘아이다’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최고 여배우로 등극했다. R&B와 가스펠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며 2010년엔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래 부담이 클 듯싶다. (영화 ‘보디가드’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했던, 프랭크 역의 남자 주인공은 특이하게도 뮤지컬에선 한 곡도 부르지 않는다. 노래는 대부분 여성 출연자 몫이다)

 “12곡을 혼자 불러야 한다. 게다가 음은 얼마나 높은가. 휘트니에 대한 팬들의 기억이 있으니 휴∼. 정말 공연 말고는 아무 것도 안 한다. 목을 보호하기 위해 물·마사지·운동·수면 등 할 수 있는 건 다 한다. 아들과 대화를 줄이는 게 가장 힘들다.”

“12곡 혼자 불러 … 고음이라 부담”

 -한국 공연도 예정돼 있다. (내년 하반기 투어 공연이 들어오고, 2015년엔 라이선스 공연이 예정돼 있다)

 “와우! 2008년과 2010년 안드레아 보첼리와 공연하며 한국에 가 본 적이 있다. 김치가 맛있었다. 신나는 커튼 콜은 한국팬도 좋아하지 않을까. 어떤 한국 여배우가 할지 나도 보고 싶다.”

런던=최민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