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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취미와 실익의 제작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주부들의 남는 시간은 어떻게 보낼까. 자녀가 크면 시간은 훨씬 더 남는데 알뜰하게 이용하는 길이 없을까? 이러한 주부들끼리 모여 취미를 가꾸고 혹은 연구까지 겸하는 여성들의 제작실을 찾아본다.
30, 40대의 여성들이 한방 둘러앉아 있다. 공방의 직공이라기엔 옷차림이 화려하고 말쑥하다. 흙을 주물러 물레 위에 놓고「컵」, 재떨이, 병, 「오브제」등에 무늬를 새기느라고 저마다 한창이다. 내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에 골똘해있다.
신촌 역전 입구 서대문구대현동104의41, 2층에는 10여명의 주부가 매주수요일과 금요일 두차례 모여 도자기를 만든다. 여류도예가 황종례씨의 개인 공방에서 그의 지도를 받는 것이다.
딴 일과 달라 도자기제작은 자료와 처리등 때문에 가정에서 벌여놓을 성질의 것이 못된다. 또 혼자 하느니보다 서로 배워가며 솜씨를 익히는 편이 좋다. 그래서 남의 연구소에 세 들어있는 셈이다.
권중실(36) 양경순(42)정춘옥(43)여사 등 10여명의 친구가 작년 말부터 시작했노라고 한다. 하루3시간정도. 시렁 위에는 갓 만들어 얹어 놓은 몇 개의 「컵」·대접 등이 서투른 솜씨로 그런 대로 매끄럽게 다듬어져 있다. 누구나 처음부터 빚을 수 있는 도자기지만 문제는 숙련과「아이디어」에 있다.
초벌 구이를 하여 유약을 바르고 다시 구워야한다고 실명한다. 3개월 후에는 이천이나 망 우리에 있는 가마로 가서 굽는 까닭에 부지런히 만들어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원이 더 많아야 개인부담의 비용이 덜어지겠다고 한다. 지금 한달에 4, 5천원정도. 한달 이면 그릇 10개 이상을 만드는데 기성품을 사는 값에 따지면 아주 싼 비용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더 소중한 것은 건전한 취미라는데 있다. 손이 좀 더 익으면 청자를 만들겠다고 희망이 부풀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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