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공비 만행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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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판문점=장두성·김정찬 기자】10일 상오11시「유엔」측 요청으로 열린 군사정전위원회 제2백82차 본회의에서 울진·삼척지역에 침투한 북괴무장공비 문제가 처음으로 제기되어 「유엔」측은 공산측 만행을 맹렬히 규탄했다.
이날 「유엔」측 수석대표 「우드워드」미육군 소장은 「유엔」총회에서 한국문제가 토의되고 있는 중에 북괴가 자행한 이번 만행에서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한 18명의 민간인이 무자비하게 살해되었다고 비난했다.
「우드워드」소장은 이어 무장공비가 뿌린 위폐, 살해된 민간인의 시체와 울부짖는 유족들의 모습, 생포 공비 및 그들의 자백서, 노획무기 등의 사진을 일일이 제시하고 이어 20분짜리 무장공비 소탕작전의 기록영화 및 정동춘·고등운의 기자회견 영화를 상영하여 북괴만행을 물증으로 뒷받침 한 후①애국적 한국국민의 투지 앞에 북괴의 침투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조직적으로 말살될 것이며 ②평화를 유지하려는 「유엔」측 결의를 북괴는 과소평가 말라간 경고했다.
이에 대해 북괴측 수석대표 박중국은 무장공비들이 울진·삼척지역에서 만행을 저지른 사실은 시인하면서 이들이 북괴에서 남파한 북괴군124부 대원이라는 사실은 뻔뻔스럽게 부인했다.
그는 횃불로 덮인 한국지도를 보이며 『한국 내에서 일어난 무장 유격대의 투쟁상황』 이라고 말을 하다가 「유엔」측으로부터 어처구니없는 폭소를 받았다.
이날 회의장에는 전례 없이 많은 수의 북괴기자들이 몰려왔으나 무장공비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들이 회의장 부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북괴 경비병들이 회의장을 둘러싸는 소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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