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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냐4자냐|파리확대회담의 험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파리」확대평화회담은 지난8일 「구엔·카오·키」 월남부통령이 인솔하는 월남대표단전원이「파리」에 도착함으로써 빠르면 금주안에 열릴것같다. 그러나 확대정치협상을 위해 지난주부터 미·월맹 두차석대표들간에 열리고있는 막후교섭에서 협상절차중 의제·입장문·발언순서및 휴게실 설치문제등은 쉽게 합의를 보았지만, 정치적성격이 띤 좌석배열문제와 각 대표명칭및 국기취급문제가 아직도 타결의 실마리를 발견치못한채 난항을 거듭하고있 는 실정으로 보아 평화협상의 앞날을 쉽게 점 칠수는없지만, 「존슨」대통령이 예언했듯이 얼마나「험난하고 먼길」임을 직감할수 있다. 이번 정치협상이 열린다 하더라도 곧실질적 토의에 들어 가는것이 아니고 차석대표에 의해 회담운영과 의제내용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토의를 거친다음 명년1월20일 미국의 「닉슨」 새정부가 들어선 다음에야 수석대표를 포함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이 어렵다는것은「키」 부통령의「파리」도착성명에서 『회담은 소련·중공또는 미국의 압력으로 좌우될수 없다』라고 월남정부의 주권과 자주성을 강조했고, 월남대표단장 「팜·당·람」전외상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라도 평화를 수락하려고 오지는 않았다』는 강경한 발언에서 엿볼수있다.
더구나 이와때를 같이하여 민족해방전선(베트콩)대표단장인 「구엔·티·빈」은『만약「베트콩」이 집권한다면 미국정부를 외교적으로 승인하고 미국의 경제·기술적원고를 받아들이겠다』는 해괴한발언을 함으로써 월남문제의 핵심을 이룰 대표권 문제(양자또는 4자회담문제포함)가 협상초반부터 논쟁의 최대초점이될것이라는것을 암시해주고있다.
특히 월남대표단구성을 보면 「키」 부통령을 정점으로하는 강경파일색으로 볼때 우유부단한감이 없지않았던 예비회담때와는 달리 월남대표단이 미국을 견제하는한편 전 「베트콩」 포로들로하여금 「베트콩」 내막을 폭로하고 국제적선전공세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주요한 의제와 문젯점을 살펴보면 다음과같다.

<비무장지대회복>
54년「제네바」협정에 따르면 비무장지대(북위17도선)는 잠정적인것이며 『어떠한 의미로서도』 영토적 경계는 아니라고 명기하고있다. 미국측은 비무장지대를 사실상 국경으로 간주, 월맹측이 먼저침범한것이 월남전의근원이 된이상 그회복을 주장하는한편 국제감시위원단의 강화를 꾀하고있다. 이에반해 월맹은 미군이 침범했다고 말만할뿐 명확한 태도표명을 하지않고있다.

<포로문제>
예비회담때 미국이 포로문제의 토의를 요구한바있어 협상이진전의 빛을 보이면 비교적 빨리토의대상이될것같다. 포로교환내지는 석방문제가 해결된다면 이는 정전에의 지름길이 되는것이다. 그러나 월맹은 아직까지 월맹군의남침을 인정하고있지않아 의제로상정되려면 기술적문제가 수반될것이다.

<외군철수>
미국과 월남은 월맹군이 월남으로부터 철수하고 침투를 중지한후 기한부 (6개윌)로 단계적 철수할것을 주장하고있다. 그러나 침략을 인정하지않고있는 월맹측은 미군의병원과 무기의철수, 기지폐쇄및 연합군철수등으로 맞서고있어 난제로 되고있다.

<통일문제>
통일방안에 대해 양측은 근본적으로자세를 달리하고 있다. 미국은 월남국민들이 외부세력의 간섭없이 민주방식에 의해 남북총선거로 통일정부를 수립할 것을 내세우고있으며 월남정부도 「남북직접협상에의해」자유총선거를 제시하고있다. 그러나 월맹측은 월남의내정은 외국의 간섭 없이 「베트콩강령에따라」월남인 스스로가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또 「베트콩」은 「사이공」정부의 해체와더불어 자유선거에의해 제헌의회를 구성하고 민족해방에 기여한 각정당및 사회단체 대표를 포함한 통일정부(연립정부)를 세울것을 주장하고있다.
아뭏든 짙은 정치적색채를띤 여러난제를 배경으로한 「파리」 확대평화회담은 지구전이 불가피하며 그전도는 오로지「닉슨」행정부의 태도가 관건이 되고있다.
또한 미국이 윌남에서의 「명예로운평화」에대한 의욕과함께 소련이 지난달25일맺은 69연도 소·월맹군경협정의내용이 군사원조보다 경제재건에 큰비중을 두고있는점으로보아 소련도 평화촉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있다고 해서한다면 어느시기에가서는 「제네바」협정을바탕으로하는 새로운 정전협정이 타결된것으로도 보인다.

<양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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