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재화 유통, 컨테이너처럼 표준화해 네트워크 속도 높이겠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27호 22면

KT는 2017년까지 네트워크 고도화에 3조원을 투자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일자리 2만5000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신업체의 전통적 주력사업인 음성ㆍ문자 수입이 빠르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재화(virtual goods)가 유통되는 가상공간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상재화는 ‘무형의 디지털로 존재해 네트워크로 유통되고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서 소비되는 재화’를 말한다. 앱스토어에서 거래되는 음원ㆍ교육 콘텐트 같은 것들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뉴 프런티어’ 선언한 KT

이석채(사진) KT 회장은 최근 KTF와의 통합 4주년을 맞아 ‘ICT 뉴 프런티어’가 되겠다고 선언하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ICT 뉴 프런티어’는 스마트 혁명으로 만들어진 가상공간을 네트워크, 플랫폼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확장하고 그 위에 가상재화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기존 네트워크망 투자와 별도로 네트워크 고도화에 3조원을 투자한다. KT는 동케이블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기간망(백본망)에 2조5000억원, 가입자 집안 망에 5000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올해는 기간망에 6200억원, 가입자 집안 망에 1200억원을 투자한다. 2017년까지 네트워크 장비구매, 통신 인프라 건설, IT서비스 분야 등에서 2만5000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KT는 분석했다.

이 회장은 “컨테이너의 발전으로 수송혁명이 일어났고 이를 통해 세계화가 촉진됐다”며 “모든 가상재화의 유통을 컨테이너같이 표준화ㆍ규격화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다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속도로를 넓게 잘 만들더라고 연결되는 국도가 좋지 않으면 결국 모두 정체를 겪게 된다”며 “건물 내부의 네트워크를 고도화해 고객이 고품질의 광대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KT는 또 오는 7월 인터넷TV인 올레TV에 개방형 운영체제(OS) 환경을 접목한다. 단순히 보고 듣던 IPTV를 양방향 소통 방식으로 바꿔 누구나 쉽게 콘텐트를 만들고 서비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IPTV의 확장성을 활용해 영어교육ㆍ유아교육 같은 이러닝(e-learning)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계층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젊은 개발자의 사업 참여도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그간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남미·동남아·아프리카를 비롯한 해외 진출도 가속화한다. 이와 함께 2017년까지 15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은퇴자,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희망 일자리’를 만들고 소외아동 지원을 위한 ‘희망생태계’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소외아동 교육에 참가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희망장학금’을 만들어 연간 500여 명에게 500만원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구글·아마존이 번창한 무대가 가상공간”이라며 “가상공간의 확대와 함께 소프트웨어 산업을 적극 육성하면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