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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속의 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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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세계에 뻗쳐있는 예수회는 각나라의 교회를 사회학적으로 조사하고있다. 이번 한국교회에 대한 실태조사의 목적은 교회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교회가 발전할 가능성은 어느점에 있는가를 검토하는데 있다.
그러한 뜻에서 좀더 솔직한 의견을 기대하며 비공개모임을 가졌던 「한국교회·예수회에 관한 사회학적조사연구회」(11월11일∼17일·서강대학) 는 10개분파회로 나누어 「가톨릭」을중심으로 한국종교의 토착화에대한 진지한 토론을했고 지도층에 매서운 비판을 가하면서 교회 일치를 위한 전진적인 방향을 찾았다.
이연구회는 아쉽게도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조사로만 테두리를 잡았으나 「가톨릭」교,나아가서는 종교가 갖게되는 여러문제점을 제시하고있다.

<토착화의 과제>
교회의 본질은 모든인류가 하는님안에서 일치하도록 하는데있다. 일치라는 것은 본질을 바꾸지 않는것이며 형식만으로의 단일성을 꾀하는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여러 특성을 갖는 문화속에서 각문화의 옷을 입는 구체화를 뜻한다. 교회는 당연히 토착화돼야하며 선교활동도 그런면을 참작해야한다.
토착화를 위해 한국의 구체적인 현실은 내적생활의 구성이 없었고 예전의 어색한 번역에 서구적 사상체제와 동양적 사상체제가 공유하는데 대한 연구가 모자란다. 토착화에서는 다른점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에 있다. 한국의 종교는 「샤머니즘」의 영향을받아 현세복리주의가 짙다. 아마도 이조5백년, 일제, 많은 전쟁등이빚은 불안을 보상하려는데 있는것같다.

<토착화의 기준>
앞으로 토착화문제는 차라리 「샤머니즘」을 내쫓고, 현대화와 관련을 구해야겠다. 각지방의 현대화과정에 발맞추어 현대의 많은부문이 걷고있는 쪽에 토착화의 기준이나 기반을 두자는 얘기다.
전례를 토착화하는데는 동양, 특히 한국을 속속들이알면서 신학적인 의례를 잘아는 사람이 없어 문제가된다.
중공에서는 프도주가 없어 「미사」를 못드린 적이있다. 전례의 생활화가 필요하나 상징적인 십자가·빵·포도주를 전혀 바꿀수없다. 성공회는 추석같은 한국명절을 긍정하려고 노력했으나 여러가지 어려움을겪고있다.
축문읽기를 뺀 제사만은 「가톨릭」에서 말리지 않고 있다. 급속하게 변형되는 우리 현실속에 어떻게 순응하느냐가 문제이다.

<권위의식남발>
각교구의 책임울 지고있는 주교에게는 초교구적인 교회정책, 새로움에의 개안, 협동정신,새 교회상을 위한 노력등이 요구된다. 사무량이 많은 한국주교들은 지나친 권위의식에 매여있다. 천주의 대리자 관념에서 시작된 권위는 너무 수직관계의 계급의식을낳았고 평신도들에게 의타심만 키워주었다.
주교를 보좌할 신부를 분야별로 두고 주교 신부들은 권위의식대신 봉사정신을 가져야겠다. 주교에게 건의하는 것이 끝내는 의생을 가져오는 현시점에서 참다운 비판이나 의견은 나올수 없다.
신부는 대접을 받으러 온것이 아니라 대접하러 왔다는 것을 자각하여 권위로서 일할것이 아니라 참된 한사람의 인간으로 인정을 받아야 모든 이에게 기쁜소식을 전하는 제대로의 일을 할수 있다. 신학의 지식 못지않게 남에게 영향을 끼칠 능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세상의 영혼』 이듯 사람은 개인주의의 윤리관으로 살수만은 없다. 인간의 구원은 영혼의 구원만이 아닌 육신의 구원에도차차 눈길이 돌려지고 있다. 한국의 실정에서 교회가 가족생활을 얼마만큼 이해하며, 심해져가는 빈부의 차에 관계없이 가난한 사람의 인격을 얼만큼 존중하며,사회참여를위해 어떤태도이며, 정치참여는 끝내소극적이어야 하겠느냐등교회가 소속사회에 얼만큼기여하는가를 문제로 삼을수 있다.
정신적인 원리에는 아직 보편화된게 없어 현대는 어지럽다. 한국의 많은 사람이 종교를 갖고 있지않지만 그들에게 사실은 종교적인 마음이 강하고 젊은이들은 정신적인 지도를 목말라 하고있다.

<개인중심 윤리>
개인적인 신앙심이 강한「가톨릭」신자들은 개인중심의 윤리를갖고 사회적인 문제에 무관심하다. 바꿔말해서 개인적인 양심과 사회적인 양심을 분리하여 「미사」에는 열심이면서 「버스」타는 순서는 곧잘 무시하고 연보는 잘 내지만 부정축재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이런점은 개인의 책임보다는 지도가 모자란데있다.

<고유갖춘 일치>
이모임에서 뼈대를 이룬것은 교회일치의 가능성을 모색했다는것이다.
가능성은 다음에있다.
①사회복지사업을 공동으로 벌인다. ②종교관계의 학교간에 도서, 교수의 교환을꾀한다. ③성서의 공동번역 ④신·구교간에 예전의통일, 신학생간의 교류가능성 ⑤수양회의 공동조직 ⑥출판물에의한 방법등이다. 이같은 가능성은 교회의 일치가 통합이아닌 각교회의 고유성을 버리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일치라는 것은 공통분모를 찾는 작업이다.
봉사활동의 제휴는 돈문제를 개입시키지 말아야한다.
강사, 도서기관, 신학생들의 교환문제는 가능성이있다.
성서공동번역은 구약의경우 68년5월부터 착수되었고 신약도 논의의 과정에있다. 용어통일이 어려우며 「하나님, 하느님 천주」의경우는「하느님」이 될것같다. 일치운동에서 제일 걱정되는것은 일치운동을 위한 의견차이가 심한 마찰이되어 세로운 분열을 낳을 우려가 있다는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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