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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주민등록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우리동네에 사시는 박정희대통령께서 21일 상오11시 몸소 동회를 찾아오셨다.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주민등록업무상황을 친히 살피시고 당신의 주민등록발급대장에 지문을 찍기 위함이었다. 우리동회로서는 경사스런 일이어서 온 직원이 아침부터 설레이는 마음이었으나 무사히 등록을 마쳐서 기쁜마음 한없다.
대통령은 내가 드리는 주민등록증을 받으시더니 절차대로 주민등록증 발급대장에 지문채취를 끝내고 등록증을 받으셨다. 『동민 하나 하나가 이런 절차로 동록을 마치자면 모두 몇 분이나 걸릴까?』 일상 생활에 바쁜 주민들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덜해주는 방법이 없을까해서 물으시는 것으로 여겨졌다. 나는 마침 시간을 보고있던 터라 그대로 『5,6분 걸리죠』라고 대답했다.
『주민들에게 폐가 없도록 잘해보시오』하시면서 대통령은 내 손을 잡아주셨다. 대통령의 등록번호는 110101∼100001. 육여사의 번호는 110101∼200002.인구 1만2천여명이 사는 우리동네의 한 식구로서 앞장서 주민등록을 마치신 것이다.
우리동회는 지난 9월25일 주민등록업무를 시작한 이래 신고 주거표 작성, 본적지조회, 그리고 주민등록작성등 쉴새 없는 작업을 거의 두달가까이 해온 터였다. 흡사 산고의 어려움을 맞은것이다.
거국적으로 새로운 사업으로 하고있는 주민등록업무가 빠른 시일내에, 그리고 주민들의 협조로 잘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동네 사람은 우리동네사람끼리, 도민들은 도민들끼리, 또 대한민국의 국민은 국민들끼리 서로알고 서로 떳떳한 국민임을 자랑해야 하는 등록이라고 생각한다면 주민들은 모두 동회에서 통지하는 등록시기를 맞춰 등록을 마쳐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든다. 대통령이 등록을 마치고 가신날 우리동회직원들은 퇴근길에 따끈한 정종한잔씩을 나누고 헤어졌다. 내일부턴 많은일이 쌓여있다. 좀더 빨리 좀더 잘 주민등록사무를 하자고 우리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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