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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10대의 반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청소년백선」에 의하면 청소년의 비행은 그 연령으로 보아 14세부터 부쩍 늘어나기 시작하고 그 비행도 연령이 연소화해 가며 양친이 있는 소년의 비행율이 높아가고 있다, 일간신문을 장식하는 10대의 범죄사건 등은 큰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현대문명을 배격한다는 「히피」족들의 등장과 그 물결이 우리나라에도 스며드는 이때 그것은 우리뿐만 아닌 공통적인 세계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10대는 그들 나름의 말들을 앞세우고 있다.
『어른들의 욕구 불만을 온통 우리들에게 분풀이하지 마십시오』 『보상충족의 대상으로 삼지 마십시오.』 『영리의 도구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저마다의 항변을 하고 집을 싫어하고 부모를 피하고 어디론지 가고 싶어하며 가고있는 것이다.
이 같은 10대의 반발은 빈곤만이 원인이 아닐 것이며 사회부패 무관심한 부모들이 이들의 타락을 막지 못하고 있는 설정이다. 「피라머스」와 「더즈비」의 사랑, 춘향의 이야기, 맹모삼천지교의 이야기와 함께 아직도 한석봉 모자의 아름다운 가정관계가 우리들의 마음을 끌고있는 것은 어딘가 선을 둘러싼 벽이 있는 때문이 아닐까? 「갱」영화, 「텔리비젼」에서 흔들어 대는 몸짓과 흉내내지 않고는 뱃길 수 없는 목소리들, 저속한 「코미디언」의 억지웃음소리 등은 술 취한 아버지의 추태와 함께 바람난 어머니의 엷은 모정이 그나마 선과 악사이의 벽을 허물고 10대들을 악의 수렁으로 마구 내보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10대는 악에 대한 무서움이 없다. 나쁜 것을 모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10대의 비행은 그들을 부르는 갖가지 유혹에 약해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다.
「사랑의 종소리」이야기는 이제 우리주변에서 멀어져 갔다. 한때의 구호로 그치고만 10대의 선도 문제였다. 그들을 꾸짖기 전에 그들을 이해해야겠다. 하인호<영훈국민교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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