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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폭발」의 방파제|「20년장기 가족계획」성공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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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구는 해마다 폭죽처럼 터지고있다.「기하급수」라는 증가속도보다 이제「인구폭발」이라는 말이 더욱 실감이 난다. 보사부는 이같은 인구증가에 따른 방파제로 가족계획의 20년장기계획을 마련하고 스스로 산하제한을 해주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가족계획시술상의 부작용문제가 뒤따라 이의 철저한 대책이 바라지고있다.
경제기획원이 조사한 인구「센서스」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자그마치 2천9백20만7천여명. 이는 60년12월(2천4백98만9천2백41명)에비겨 4백21만8천6백15명이 늘어난것으로 2.7%의 증가속도를 보인셈이다.
이 인구는 그대로 놔두는 경우 눈사람처럼 불어 86년에는 무려 4천7백만명이 된다는 계산. 이를 막는 방법은 바로 가족계획사업뿐이라는 정부당국자들의 견해다.
보사부가 마련한 20년 장기가족계획안을 보면 우선 86연도까지 인구증가율을 1.0%로 낮춰 총인구를 4천만으로 안정시키는데 이에는 가임여성의 85%를 가족계획에 참여시킨다는것. 이렇게되면 모자의 건강뿐 아니라 출생 영아의 사망율도 현재의 1천대 60을 1천대 30으로 내리는 한편 생산자대 부양자의 비율을 1대 2로 줄여 인구구조를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이같은 목적을 둔 장기계획은 이미 62년「경제계획5개년」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사부당국의 공식집계로는 68년7월말 현재까지「루프」시술(자궁내장치)을 72만5천5백28명, 정관 수술을 8만2천3백32명, 약제기구(「콘돔」「젤리」정제약등)의 공급을 통한 계획은 연평균 15만여명으로 모두 96만6천여명에게 가족계획을 실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인구감소율을 그동안 0.3내지 0.4%가량 억제했다는것. 이기간의 가족계획사업을 투자효과면에서 볼때 1명 억제하는데 약4천원꼴. 이렇게 인구조절을 한다해도 목표연도인 86년에는 공급노동력은 1천8백만(수요는 1천7백만)으로 오히려 노동수요를 넘고있으며 소득도 3백50「달러」선으로 안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목표보다 중요한 문제는 가족계획사업실시에서 오는 부작용을 줄이고 시술대상자들에대한 계몽을 어떻게 잘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보사부 당국의 공식적인 집계는 해마다 계획실적이 l백%를 넘고있는것으로 나타나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조사된 평가분석으로는 시술의 부작용때문에 도중에 중단하고마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이다.
첫째「루프」시술의 경우 가임여성들은 고통스럽고 출혈이 심해 일상활동에 크게 지장을 받고있다. 작년 보사부가 평가분석한 조사에서도 8백28명의「루프」시술자중 70%가량은 다른 방법보다 편하다고 응답했으나 30%는 아직도 출혈등 부작용이 있으며 고통때문에 많은 장해를 받고있다고 대답했다.
더우기 각 보건소에 배치돼있는 가족계획요원의 인원수및 훈련부족으로 여성들이 부작용을 받고있을때도 치료를 변변히 하지못하고, 시술전후의 계몽을 잘못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이 큰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또 피임약제의 사용도 부작용이 많다. 정부는 현재「스웨덴」등 각국으로부터 피임약을 무료원조받아 69년부터는 약제사용을 대폭 권고할 방침으로 있으나 이 피임약의 사전조사를 한일이 없다. 서울대 보건연구원「팀」이 조사한 바로는(66년11월에서 67년1월30일까지 권분혁 교수지도)서울시내에서 5백11명의 조사대장자중 피임약을 복용했을때 소화장해 출혈구토 복통 현깃증 월경불순등 부작용으로 중단한 사람이 5분의1꼴인 96명에 이르고 있었다고 발표한 일이있다.
중단한 의학적 이유로는 소화장해, 점상출혈및 다량출현, 구토, 두통및 현깃증을 들었으며 임상적 연구결과로는 월경곤란 체중증가 오심 구토 출혈등이 대부분의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모체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 많다』고「가톨릭」의대 조규상교수는 말했다. 조교수는 오히려 월경조절로 피임할 수 있는 이른바「오기노」식을 권장하기도했다.
당국은 가족계획을 계수상의 실적발표에 앞서기보다 오히려 부작용을 줄이도록 충분한 계몽을 해야할 것이며 피임약의「덤핑」식 공급보다 부작용의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야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석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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